9. 사라진 보모  | The Absent Au Pair  



“안녕, 괴물.”

레스트라드가 입을 열었다. 샐리를 질책하려는 게 분명했지만, 존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셜록이 미소짓고 있었으니까.

“좋은 아침, 샐리.” 그녀가 세 남자가 서 있는 사무실로 들어서자 그가 대답했다. “당신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니 기쁘군, 정말 오랜만이야.”

샐리는 약간 슬퍼보이는 미소를 존에게 보냈다. 레스트라드에게 파일을 넘겨주고 구석자리로 가는 그녀에게, 존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쉽지 않겠는걸, 존은 깨달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셜록 주변에서는 조심스러워하고 있었고, 그는 그런걸 무척이나 싫어했다. 하지만 그녀만큼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대하기로 마음먹은 모양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비난받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존은 샐리와 많은 시간을 보낸 건 아니었지만, 그녀의 일관성만큼은 고마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레스트라드가 말했다. “자네, 이거 진심인가, 셜록?” 그는 다시금 확인하려 들었지만, 셜록은 그를 무시했다.

“우린 괜찮습니다.” 나무라듯 팔을 굽혀 셜록의 손가락을 꾹 조이며 존이 대답했다. 오늘 그가 야드에 얼마나 오고 싶어했는지를 생각하면, 좀더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달리 생각하면, 그건 셜록답지 않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알겠네.” 레스트라드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린 실종된 보모(Au Pair)를 찾고 있어.” 

셜록의 눈썹이 치켜올라가더니, “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소한 문제로 우리를 부른 게 아니라는 데 감사해야겠군요.”

“하, 하.” 레스트라드가 대꾸했다. 셜록이 평소 그대로 구는데 조금은 마음을 놓은 듯 했다. 적어도 부상에 영향받지 않은 것처럼 - 변함없이 비난조의 말투였기 때문이다. “이 보모는 구직 인터뷰를 하러 갔었는데, 집 주인의 두개골에 치명적인 타박상을 입히고는 상당한 양의 보석과 현금을 들고 그대로 사라져버렸어. 지금까지는 기차역까지 그녀의 흔적을 쫓긴 했는데, 거기까지였어. 그 이상의 실마리는 얻어내지 못했다네. 근거로 삼을 만한 건 사실상 없는데다가, 우리는-”

“당신들 능력 밖이었다는 거죠?” 셜록이 끼어든다.

존은, 구석에서 샐리가 눈을 굴리면서도 미소를 띠고 있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는 그의 시선을 느끼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긴 하지.” 레스트라드는 시인하고는, 몇 장의 사진을 존에게 건네주었다. “이것들은 현장 사진일세 - 시신이 이틀 후에 발견되어서, 볼 만한 게 없었어…” 그는 스스로의 어휘 선택에 움찔했지만, 이내 멋적은 듯 미소짓고는 다시 이어갔다. “내가 사건에 대해 말해주겠네, 우리의 지금 상황은…”

셜록은 한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 “존?” 그는, 플랫을 나선 이후부터 한 번도 자신의 팔을 놓지 않았던 남자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존은 첫번째 사진을 검토했다. “알았어. 평균 크기의 거실이고, 오른쪽에는 의자 한 쌍이 벽난로를 등지고 서로 마주보고 있어. 피해자는 의자 앞에, 양탄자에 얼굴을 향한 채로 누워 있고. 무딘 둔기로 인한 외상의 흔적이 머리 뒷쪽에 있지만, 이 사진만으로는 흉기를 단정짓는 건 불가능하겠군. 시신의 위치나 외상의 각도로 보면 뒤에서부터 충격이 가해졌을 때 그녀는 앉아 있었던 것 같아. 하지만 피해자가 의자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데다, 팔이 밖으로 뻗어있고 신발도 벗겨져 있는 걸 보면 어느 정도 강제적이었던 게 분명해.”

그가 말을 멈추자, 셜록이 격려하듯 그의 팔을 그러쥔다. “피해자는 어깨 길이 정도의 금발머리에, 체격이나 키는 평균 정도에 말쑥한 차림이야. 피부나 채격, 옷차림으로 볼 때 상당히 젊을 것 같군. 아마도 20대 정도일까.”

존은 레스트라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왜 보모가 했을 거라고 확신하는 겁니까? 보통은 남편이 제일 먼저 의심받지 않던가요?”

레스트라드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자네 한두가지 정도는 배운 것 같군, 존.”

존은 셜록의 눈가에 드러난 작은 미소를 알아차렸다. 이내 레스트라드가 파일을 바라보며 바로 말을 이어갔다.

“필립 하브룩, 아내에 비하면 나이가 꽤 많지. 전처와의 사이에서 어린 딸이 있어 - 그런고로 보모가 필요했겠지. 세 달 전까지만 해도 홀아비였다가 고인과 결혼했지. 정신없이 빠르게 진행된 연애였던가봐. 시신을 확인해줄 때만 해도 확실히 괜찮은 상태였고.”

여느 때라면 레스트라드가 좀더 호의적이었을 텐데, 존은 생각했다. 그 남편이란 작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남자는 오전 8시에 일하러 갔네.” 레스트라드가 말을 이었다. “도중에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평소처럼 9시 정각에 회사에 도착했어. 2시에 인터뷰하러 왔던 여자가 아내의 시신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 있었고. 우리가 10시부터 11시까지의 약속들은 확인해 봤으니, 하브룩 부인은 그가 나섰을 때까지는 확실히 살아 있었던 셈이네.”

존은 다른 사진들로 시선을 돌렸다. “클로즈업 사진이 몇 장 있어.” 그는 셜록에게 말해주기 시작했다. “추가할 건 많지 않네; 보석들은 거의 없지만, 모두 깨끗해 보여 - 단순한 금목걸이와 팔찌, 그리고 결혼반지 뿐이야.” 그는 좀더 가까이 사진을 주시했다. “조금 끼는 것 같고, 뭐가 새겨져 있는 것 같은데 읽을 수가 없네…”

“‘언제까지나’에, 이름이랑 날짜가 있었어요.” 샐리가 끼어들더니, “그게 중요한가요?” 기대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럴리가.” 셜록은 무시하듯 그녀에게 대꾸해주고는 레스트라드에게로 돌아섰다. “우리가 범죄 현장을 봐야겠습니다.” 그의 말에 침묵이 흐르자, 셜록은 고개를 저었다. “아,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말라구요. 좋습니다. 우리가 범죄 현장에 가야겠습니다. 그래야 존이 볼 수 있고, 내가 마음 속으로 그려볼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이게 좀 낫나요?”

“내가 데려다줄게.” 샐리가 자원했다. 방 안에 있던 모두에게 꽤나 큰 충격이었다. “뭐요?” 그녀가 따지듯 대꾸했다. “나도 완전 나쁜 사람은 아니거든요!”[각주:1] 





택시 안에서, 셜록은 자신의 현재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있었다. 추가적인 데이터를 얻기 전까지 사건에 대해 더 생각해봐야 소용이 없을 테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데 익숙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의 생각은 계속 존과, 지난 저녁 이후 바뀌어가고 있는 그들의 관계에 머물렀다.

마사지는… 음, 정말 굉장했었다. 그가 경험했던 그 무엇과도 달랐다. 확실히 육체적 관계와 관련된 모든 분야들은 좀더 깊게 탐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그는 이제껏 스스로의 육체적인 면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게 방해가 되거나, 번거롭게 먹고 자는 것처럼 계속해야 한다는 걸 귀찮아하는 정도랄까. 이제서야 스스로의 신체적 반응에 더 많이 주의를 기울어야겠다는 걸 깨달았다. 존의 반응을 더 잘 이해하려면 그래야 할 거다. 그는 침대에 얼굴을 파묻은 채 잠에서 깨어난 그날 아침, 그의 왼손이 존의 배 위에 얹혀 있다는 걸 알아차렸던 그 순간을 떠올렸다…





존의 배에서도 한참 아래쪽이었다. 존의 ‘쿠션 옹호’ 발언이 잠결에 셜록을 추행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흥미로운 상황이었다; 초반과는 정반대의 시나리오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존은 여느때와 다를 것 하나 없이 침대 자기 자리에 바로 누워 있는 상태였고, 단호하게 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이라도 하듯 팔을 뻗어 감싸고 있는 건 오히려 셜록이었다.

금방 깨어날 기색은 보이지 않았기에, 셜록은 가만히 누운 채로 손에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했다. 지금까지 그 접촉 실험이라는게 지극히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게, 새삼 불공평하고 납득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운데 손가락 끝을 따라 맨살의 감촉을 조금 느낄 수 있었기에, 손의 윗부분 절반 정도가 맨살과 맞닿을 수 있을 때까지 엄지손가락으로 존의 티셔츠 끝자락을 슬금슬금 밀어올려 보았다. 존은 여전히 잠든 상태였다. 셜록은 조금씩 손을 위로 움직여 새끼손가락을 존의 잠옷바지 허리끈 아래로 밀어넣어 네번째 손가락까지 들어갈 공간을 만들었다. 결국 그의 손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의 바로 그 위치가 되었다. 단지 이번에는 존의 옷 위가 아닌, 아래라는 점이 차이점이라 하겠다. 훨씬 낫군그래.[각주:2]

다시금 집중해 보니, 셜록은 손을 아래로 향할수록 털이 있는 부위가 점점 넓어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분명히 자신의 배에 있는 것과는 느낌이 다른 것 같은데? 존을 깨우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그는 오른손을 자신의 몸으로 올려 왼손과 똑같은 위치에 대 보았다.

존의 것이 좀더 굵고… 풍성한 느낌이랄까? 시각적 정보가 없다는 건 정말이지 짜증스럽군. 존이 계속 잠들어 있다는 데 힘입어, 손을 가볍게 굽혀 손가락 끝으로 정보를 모으는 데 온 관심을 기울여 보았다. 존의 살갗은 놀라우리만치 부드럽고, 따뜻했다. 

셜록은 두 손 모두를 살짝 더 아래쪽으로 내려 보았다. 당연히 비교해보려는 목적 뿐이다.[각주:3] 그때, 왼손 손마디에 무언가 스쳤다. 셜록은 그대로 얼어붙은 채 내심 스스로를 책망했다.

개인적으로 곤란을 겪은 일은 거의 없었지만, 아침에 발기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 존이 이런 상태일 수 있다는 걸 생각했어야 했던 거다.

그 순간 그의 관심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하나는, 손을 뒤집어 존의 그것을 감싸쥐고 싶다는 놀랄 만큼 강력한 욕구였다. 하지만 두뇌 일부분에서 잠들어 있는 남자에게, 그것도 아직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지도 않은 사람에게 그런 행동을 한다는 건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보일 게 분명하다는 경고 신호를 보내왔기에 셜록은 이 충동을 억눌렀다. 두번째로 거슬리는 건, 자신의 몸이 존의 반응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 같다는 예상치 못한 사실이었다. 심지어 현재 그의 자세에서는 그게 다소 불편하기까지 했다.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좋을지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이, 존이 잠결에 무언가 웅얼거리더니 기지개를 켰다. 그 덕에 그의 등이 휘며 침대에서 떨어졌고, 셜록은 그 틈을 타 손을 덜 문제될 위치까지 올리며 자신의 자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좋은 아침, 셜록.” 여전히 반쯤 잠들어 있는 채로 존이 중얼거렸다. 셜록은 그제서야 퇴원 후 처음으로 실어증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따위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는 놀라고 말았다. 그 사실을 문제삼지 않으려 애쓰며 그는 눈을 떠 보았다. 여전히 모든 것이 암흑이었다.

존이 그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아눕더니, 갑자기 멈춘다. “아.” 셜록이 이미 눈을 뜨고 있다는 걸 보고서 놀란 게 명백하다. “괜찮아?”

“너 너무 신경쓰여.” 셜록은 불평했다. “너에 대한 것들이 알고 싶어진다구.”

존은 킥킥, 웃었다. “내가 신경쓰인다구?” 그가 묻는다. “내 티셔츠에 손을 올려두고 있던 사람은 너라구. 고맙군그래.” 그리고는 셜록이 지금 그의 등 아래쪽을 손바닥으로 쓰다듬는 것과 똑같이 자신의 손을 뻗어 셜록의 살갗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건 그렇고, 알고 싶은게 뭔데?”

“모두 다.” 셜록은 이 이상한 발기 상태는 그냥 무시하고, 존이 이끌어주는대로 따라가기로 마음먹었다. “네가 왜 다른 사람들과 다른지, 항상 그렇게 될지 알고 싶어. 왜 네가 날 원하는지, 네가 날 원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원하거나 원해본 적이 있는지, 이게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도 알고 싶어. 네 배에 있는 털이 내것과는 느낌이 왜 다른지, 다른 차이점들은 뭐가 있는지, 어떻게 다른 느낌일지 알고 싶어. 네가 흥분했을 때 네 얼굴이 어떻게 보일지 알고 싶고. 난 네가 키스해주길 바라는데 왜 네가 그래주지 않는지도 알고 싶어.”

“맙소사.” 존이 말했다. “질문 세례를 받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은데.”[각주:4]

“너한테 물어보는 거 아니거든.” 발끈하는 셜록의 목소리는, 저 문장 끝에 ‘바보’를 덧붙이는 거나 다름없었다. “답은 내가 추리해낼거야.”

“뭐, 그렇다면 행운을 빌어주지.” 선선히 대답하는 존이다. “막히는 게 있으면 알려줘.”





맞은편 접이식 좌석에 앉아 있는 샐리의 질문에, 셜록은 몽상에서 퍼뜩 깨어났다. 

“그래서,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그녀가 묻는다.

“결론을 내기엔 너무 이른 것 같지 않아?” 셜록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답했다. “아무리 자문 탐정이라 해도 근거로 삼을 만한 게 좀더 있어야 하지 않나?”

샐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너 말야.” 그리고는 조금 더 정확히 말했다. “넌 그 모든걸 어떻게… 해나가고 있는데? 그런 쪽 강좌같은 건 나가보고 있어?”

“강좌라니?” 셜록은 멍하니 따라했다. 대체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그러니까,” 샐리가 설명하려 애썼다. “실명 상태에 대응하는 방법이라거나, 다시 자립하거나 스스로를 관리하는 법을 배운다든가, 뭐 그런 것들 말야. 그런 강좌같은 거?” 아예 물어본 것 자체를 후회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내가 왜 그런 걸 하고 싶어해야 하지?” 셜록은 그녀에게 되물었다. 정말이지, 경찰들이 그렇게 곤란한 상태인게 당연하다니까. “난 존이 있잖아.” 그녀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덧붙여 주었다.

아무 말도 없었다. 셜록이 존을 잡고 있는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자, 여느때처럼 되돌아온다. 그는 이 질문이 끝난 거라 생각했지만, 샐리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겐 대꾸할 말이 안 보이는 모양이다.[각주:5] “하지만… 존이 하루 24시간 내내 항시 대기중일 거라 기대하면 안되는 거잖아.” 그녀가 항변하듯 대꾸했다. “그에게도 그의 삶이란 게 있다구. 그는 의사야, 알잖아!”

의사잖아.” 지적하는 셜록이다.

의사라서, 다른 환자들도 받으면 안되고, 밤낮 없이 매 시간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거야?” 샐리가 따지듯 물었다. “그게 합리적인 것 같아?”

“대체 이 남자를 어떻게 참아주는 거에요?” 마지막 질문은 확실히 그에게 향한 게 아니었다.

셜록은, 그들이 처한 상황을 존이 어떻게 설명할지 듣고 싶어 고개를 돌려 보았다.

존이 말했다. “도착한 것 같네요.”





그들이 도착한 아파트는 호화로워 보였다. 존은 이때를 틈타 샐리에게 사건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택시에서의 어색한 대화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녀는 건물로 향하며 그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존은 가야 할 방향이나 계단을 조심하라는 등의 말을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하브룩씨는 첫번째 결혼에서 돈을 좀 얻었지만, 이곳 비용은 고인이 지불했었어요 - 꽤나 많은 신탁 자금이 있었던 것 같네요. 원금에는 손댈 수 없었지만, 수입만으로도 이 모든 걸 지불하고도 남을 만큼이었구요.” 그녀는 자물쇠에 열쇠를 꽂아넣으며, 주변 장관들을 가리키듯 팔을 휘저어 보였다. “하브룩씨와 딸은 지금 나가있긴 하지만, 아직 여기 살아요. 거실에는 범죄 현장이니 테이프로 막혀 있구요.”

“그 돈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사라져버린 의문의 보모보다는 여전히 남편이 훨씬 유력한 용의자라고 생각하며 존은 물었다.

“아, 그가 받았죠.” 샐리가 그에게 말해주었다. “다양한 자선 기부처가 있지만, 그 남자 거에요. 부채도 없고.” 그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정말이라니까요. 그 남자 책임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당장 했겠지만, 그 사람 알리바이가 너무 확실한데다 지원한 사람들에게 뭔가 조치를 취했다는 증거도 없어요 - 일자리 광고를 올린 것도, 약속을 잡은 것도 아내인데다가 모든 일기 메모들은 다 그녀의 손글씨였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했던 것도 그녀 하나뿐이었구요. 그 남자를 엮을 수 있는 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이제 그들은 방까지 도착했다. 샐리가 테이프를 들어올려 주었고, 존은 셜록 머리 뒤에 손을 올려 이끌어주며 안으로 들어섰다.

샐리는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사라진 여자가 50만 파운드 상당의 보석에다 얼만지 알 수도 없는 양의 현금도 가지고 사라졌죠 - 하브룩씨는 얼마가 없어졌는지도 모르더군요.”

존이 방 안을 세밀한 디테일까지 묘사해주는 동안, 셜록은 피해자가 발견된 바로 그 지점에 서 있고 싶어했다. 방의 배치와 세간살이들 - 화려하고, 장식 - 냉정한 느낌, 미술품 - 현대적이고, 사진들 - 모두 여자아이인데, 최근 사진을 보니 세살 남짓 되어보인다. 탁상용 메모장에는 ‘J양’, ‘B양’ 같은 것들만 약속 아래 적혀 있었고 왼쪽에는 펜 꽂이가, 오른쪽에는 지원자들의 이력서들이 놓여 있었다 - 정오 인터뷰 약속 아래 적혀 있는 의문의 ‘K양’[각주:6]에게서 온 것만 빼고 모두 다 있었다. 

그리고는 존이 검시 보고서를 읽어주는 동안, 그는 공격을 받았을 당시에 피해자가 앉아 있었을 거라 추정되는 의자에 자리잡았다.

이미 살인 흉기는 평소 책상 구석에 놓여있던 묵직한 조각상인 것으로 밝혀졌었다; 두 손이 지구 모양을 받잡고 있는 형상이었다. “월드컵이랑도 조금 비슷해 보이네.” 존은 설명해 보았지만, 셜록이 그 정보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기에 다시금 사실 기반으로만 이야기하기로 했다.

“부상은 흉기로 한 방에 내리친 것과 일치해. 당시에 피해자가 앉아 있었다면 많은 힘도 필요 없었겠지. 맞은 각도를 보면 아마도 가해자가 왼손잡이겠고, 사실상 즉사라고 봐야겠지.”

“시신을 묘사해줘, 존.” 셜록은 두 손을 모아 턱끝에 맞댄 채로 요구했다. “네가 아는 거나, 안다고 생각하는 건 무시하고 그냥 사실 그대로만 이야기해줘.”

존은 다시금 보고서를 훑어보며, 사진을 더욱 면밀하게 살펴보았다. “좋아. 백인 여성, 20대 중후반, 168cm(5'5"), 59kg(130 lbs) 정도, 흰 피부에 금발, 푸른 눈. 사인(C.O.D.): 두부에 크고 무딘 둔기로 인한 외상. 양쪽 무릎에 약간의 찰과상이 있고, 왼손 네번째 손가락 마디에 긁힌 자국이 눈에 띄어. 왼손 손끝에는 굳은살이 배겨 있고, 손톱은 물어뜯어서 짧아. 오른손 손톱이 좀더 길군.” 시선을 들고 물었다. “도움이 되나?”

“아, 그런 것 같아.” 셜록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점점 명확해지는 것 같은데, 안그래?”

존과 샐리는 서로 마주보았다. 존은 어깨를 으쓱했고, 샐리는 도륵, 눈만 굴렸다. “기차역에도 가보고 싶어?” 그녀가 물었다. “그 보모가 화장실 쪽으로 향하는 영상이 잡혔거든. 거리에서도 CCTV 영상에서 그녀와 비슷해보이는 사람을 추적해 봤지만, 나오는 걸 보진 못했지 - 어쩌면 뭔가 알아낼 수 있을지도?”

“그건 전적으로 무의미할 것 같군.” 셜록이 말했다. “다음은 시체 안치소로 가자구. 그리고 샐리, 피해자 소지품 좀 가져다줄 수 있을까? 이왕이면 레스트라드도 같이?”

샐리는 놀란 듯, 존에게로 의문 어린 시선을 던졌지만 존은 다시금 어깨만 으쓱해 보였다. 셜록이 뭔가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게 뭐든간에 존은 조금도 알 리가 없었으니까.

“그럼 왜 레스트라드 경위님이 필요한데?” 그녀가 물었다. “그분께 모두 다 설명해줄 거야?”

“그럴리가.” 셜록이 의기양양하게 미소지으며 대답하고는, 일어서서 존에게로 손을 뻗었다. “난 아무 말도 안해줄 건데.” 존의 손을 잡으며 돌아서서는, 그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존이 보여줄 거야.”





샐리는 스코틀랜드 야드로 돌아가게 두고 택시를 타면서, 셜록은 존이 불만스러워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상한 인식인데다 딱히 논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존을 가까이 끌어당겨 팔로 감싸안아 주었다.

존이 씩씩거리며 물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말이라도 해줄거야? 아니면 레스트라드 앞에서 스스로 바보 만들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을거야?”

셜록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난 네가 말해준 것만 아는걸.” 지적하듯 말했다 “내가 틀릴 수도 있고.”

“네, 퍽이나 그러시겠죠.”[각주:7] 중얼거리는 존이다.

셜록은 싱긋 미소지었다; 존은 항상 그를 전적으로 믿고 있었다. 물론 너무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역시 기분 좋은 일이다. 사건은 거의 풀린 게 분명했기에, 셜록은 아까 택시에서 샐리가 했던 말들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내가 널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건가, 존?”

“그럼.” 바로 존이 대답했다. 어쩐지 너무 곧바로 대답해버리는 것 같은데, 셜록은 생각하며 팔을 떨구었다. 그러자 존이 한숨을 쉬고는 그의 팔을 다시 이끌어 원래대로 놓는다.

“새로울 것도 없어, 넌 늘 그랬었는걸.” 셜록의 무릎에 손을 얹으며 존이 설명했다. “어쩌겠어, 넌 우리가 만난 날 밤부터 문자 하나 보내달라고 날 런던 반대편에서 끌고 왔었잖아.”

“그리고 넌, 바로 그날 밤에 날 구하려고 사람을 쐈지.” 셜록은 나직하게 말했다.

“그랬지.” 존은 결심이라도 한 것 같았다. “그런 건 괜찮아. 맞아. 넌 날 당연하게 생각하지. 하지만 그건 내가 허락해주기 때문인걸.” 셜록의 무릎을 살짝 그러쥐며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당사자가 원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도 없는거야. 내 선택인 거지.”

셜록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이게 존에게 중요하다는 것만큼은 느낄 수 있었기에 잠자코 기다렸다.

“그 기사를 쐈을 때, 난 그냥 상처만 입힐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존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가 널 위협했기에 죽인 거야.” 잠시 멈추더니, 그는 결국 인정했다. “널 구하기 위해서라면 난, 택시기사따위 백 명도 더 죽였겠지.”

“그때부터도?” 셜록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거의 곧바로였지.” 존이 대답했다. “처음에는 이유조차 말해줄 수 없었어.”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니까, 네게 끌리고 있다는 걸 알았거든; 말 그대로, 곧바로.”

“그리고 명백하게.” 끼어드는 셜록의 말투에서는 의기양양한 기색이 묻어났다.

“그래, 알았어. 고마워.” 존은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너와 이어져 있다고 느꼈어. ‘첫눈에 반했다’고는 하지 않을거야, 그런건 어이없잖아. 그땐 널 전혀 몰랐는걸. 그보다는 뭐랄까…”

“알아본 거지.”[각주:8] 셜록도 동의했다.





레스트라드와 샐리가 안치소에 도착할 때가 다가오자, 존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셜록이 자신에게 뭘 기대하는 건지, 어떻게 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카트를 끌고 왔던 몰리는, 눈물을 왈칵 쏟으며 시신과 그들만 남겨두고 사라져버렸다. 존이 느끼기에는 이상적인 것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상황이었다.

셜록은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지, “이리 와, 존.” 그를 부른다. “나 시신을 보고 싶어.” 그리고는 덧붙였다. “뭐, 적어도 손만이라도.”

존이 막 그를 테이블 쪽으로 이끌어주려는데 문이 쾅, 열리더니 레스트라드와 샐리가 들이닥쳤다. 보아하니 샐리가 들고 있는 가방에는 셜록이 부탁했던 소지품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의 시선은, 셜록이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왼손을 만져보고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존, 이게 뭐라고 생각해?” 그가 물었다.

레스트라드가 입을 열더니, “뭔가 확실한 게 있어야 할 거야, 셜록.” 경고했다. “여기까지 따라온 이상, 그냥 어림짐작 정도로는 만족스럽지 않을 거거든.”

“당신이 우릴 불렀잖습니까, 기억나요?” 셜록은 지적하듯 쏘아붙이고는 다시 말했다. “존, 이 손을 봐.”

레스트라드에게 항복하듯 손을 들어보이고는, 존은 시신 쪽으로 가서 문제의 손을 살펴보았다.

“아, 그래.” 그가 확인해주었다. “네번째 손가락 마디가 심하게 까져 있네. 사진에서 보였던 것보다 더.”

“하지만 손에 대한 걸 다 모아 보면 어떻게 되지?” 셜록이 묻는다. “떠오르는 거 없어, 의사 선생님?”

존은 다시금 살펴보았다. 그냥 손처럼 보였다. “음, 손가락 끝에 굳은 살이 배겨 있고 - 어쩌면 현악기를 연주한 게 아닐까?” 그는 조심스럽게 말해보았다.

“좋아.” 셜록이 대답했다. “계속해…”

존은 악기를 연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고는, “이 여자는 손이 크니까 유리했겠네.” 말했다. “뭐, 체격에 비해서 크다는 거지.”

“아주 좋아,” 셜록이 말하자, 레스트라드가 초조한 듯 발을 동동 굴렀다. “큰 손에 또…”

존은 카트를 내려다보고 확인해주었다. “그래, 발도 크네. 잠깐; 이 여자 발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 안해줬는데. 넌 어떻게 안 거야?”

“사이즈가 몇 정도 될 것 같아, 의사 선생님?” 손을 한데 모으며 셜록이 다시금 물었다.

샐리가 증거물 가방을 뒤적였다. “250.” 그녀는 정장 구두 한 짝을 꺼내들며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카트 위 발을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계속해봐.” 셜록이 독려해 준다. “신겨봐도 좋을 것 같은데.”

존은 샐리가 넘겨준 구두를 받아 신겨보려 해봤지만, 그 구두가 너무 작다는 건 누가 봐도 명백해 보였다.

“신데렐라는 아닌 거지, 이 아가씨는.” 셜록이 말했다.

“자, 사라진 보모를 소개합니다.”[각주:9]

레스트라드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럼, 이게 보모라면 아내는 어디 있는 거야?” 그는 따지듯 물었다. “그리고 어떻게…”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게 알려주는 게 어때, 셜록?” 존 역시 채근했다.

셜록은 씨익 웃었다. “첫번째 현장 사진에서, 피해자가 신발을 신지 않고 있았어요 - 신발은 그렇게 쉽게 빠지거나 하지 않고, 특히 양쪽 다라니, 더더욱 그럴 리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유가 있어야겠죠. 또, 결혼 반지가 꽉 꼈어요 - 결혼한지 겨우 석 달 지났으니 반지가 딱 맞아야 정상 아닙니까. 그렇다면 - 무언가 시신에 문제가 있다는 게 분명해지는 거구요.”

이걸 즐기고 있는거야, 존은 깨달았다. 이거야말로 본래 셜록의 모습이었고, 그런 그는 멋졌다.

“다음으로, 범죄 현장이죠.” 그는 말을 이어갔다. “방 안에 사진들이 있었는데, 아내 사진은 하나도 없어요, 심지어 결혼 사진 하나도? 조금 이상해보이네요. 메모장 왼쪽에 펜이 놓여있는 걸 보면 아내가 왼손잡이였다는 건데, 피해자는 분명 오른손잡이고…”

“어…” 레스트라드가 끼어들려 하자, 셜록이 말했다.

“여자 손가락을 봐요. 기타를 치는겁니다; 줄을 퉁기는 오른손에는 손톱이 길고, 왼손에는 줄을 잡아서 생긴 굳은 살이 있죠. 그러므로: 오른손잡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그는 계속 이어갔다. “저 사실이 당신들의 결과와 맞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결과가 틀린거죠. 검시 보고서에서는 가해자가 왼손잡이라고 했는데 - 아내가 왼손잡이네요. 거기서 시작해 보면… 하브룩 부인은 보모를 인터뷰했고, 자신과 비슷한 신체적 조건을 가진 자원자를 골랐겠죠. 그녀는 적임자를 골라서 머리를 때려눕히고는 옷을 바꿔입혔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부딪혔죠 - 피해자가 손과 발이 모두 컸던 겁니다. 신발이 맞지 않으니 옆에 둬야 했겠죠. 하지만 반지 - 글자까지 새겨진 반지만큼은 제자리에 있어야 했어요. 그러니 강제로 끼워넣었겠죠. 이런 연유로 그 손가락 마디에 찰과상이 생긴겁니다.”

“놀라운데.” 샐리가 말했다. 모두가 그녀를 돌아보자, 그녀는 헛기침을 했다. “어, 그러니까, 그 여자가 왜 그런 건데? 그리고 그녀는 어떻게 찾아야 하지?”

“남편을 따라가보라고 조언하고 싶군.” 셜록이 대답했다. “그가 시신을 확인해주었으니, 둘이 짜고 한게 명백하지 - 당신 말로는 그 여자 돈이 신탁 상태고, 원금은 손댈 수 없다며?”

“맞아.” 레스트라드가 말했다. “그들이 시신 없이 자살로 꾸미려 했다면 돈을 받기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했을거야. 하지만 살인이라면, 곧바로 받아낼 수 있겠지.”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 남자 영 마음에 안 들더라니, 완전 냉혈한이었구만.”[각주:10] 

샐리가 덧붙였다. “저 여자만 가엾게 되었네요.” 

존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추리에 대해서만큼은 거의 필연적이라 할 만큼 틀리는 게 다반사였기에, 셜록 주위에 있을 때 이러는 게 보통 시간낭비나 다름없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는 레스트라드에게로 돌아서서 물었다. “첫번째 아내는 어떻게 되었죠?”

“맙소사!” 샐리의 외마디 외침이었다.



  • 원문: The Heart in the Whole (9/20): The Absent Au Pair 
  • 역자 주석: 난 존이 있잖아 - 널 구하기 위해서라면… < 그러니까 님들아, 말로만 이러지 말고 젭라 좀… 
     그나저나 존도 많이 늘었다! 중간중간 한두마디씩 조심스럽게 나서 보다가도 아닌것 같다 싶으면 바로 포기하는데
     귀가 축 처진 강아지가 생각나서 어찌나 귀여운지. 물론, 혼자 실습에 자습, 예습까지 진도 빼는 셜로기도 기특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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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m not a total bitch, you know!” - 왠지 귀엽지 않나? 마음에 들었음! [본문으로]
    2. 훨씬 낫군그래. 2 [본문으로]
    3. ‘just for comparative purposes, obviously,’ - 정말? 리얼리? [본문으로]
    4. “It's a bit early for the Spanish Inquisition.” - 지나치게 많은 질문을 해대는 것에 대한 투정같은 느낌? [본문으로]
    5. ‘she was experiencing some word blindness of her own’ -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셜록 자신의 blindness에 빗대어 word blindness라고 집어 말한 것. 단어 그대로 어맹증 따위로 표현하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렇게 옮긴다. [본문으로]
    6. K님, 언제 외국까지 진출을…? [본문으로]
    7. “Yeah, like that’s going to happen.” - 틀릴 거라고는 생각 안하니까 불만섞인 말투로 투덜거리는 존♡ [본문으로]
    8. “Recognition.” - 이 둘에게는 딱 정확한 표현이라 생각한다. [본문으로]
    9. “Allow me to introduce the absent Au Pair” - 짜잔~ Sherlock is back! [본문으로]
    10. “I couldn't take to that man at all, what a cold-blooded bastard.” - 참 레스트라드다운 대사라 생각한다. 감성적이면서 범인을 알아내는 직감이 있달까. [본문으로]
    Posted by PasserbyNo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