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Because You're Worth It 
  • 저자: (익명) + 역자: PasserbyNo3 
  • 등급: 전체연령가 (G) 
  • 길이: 단편 (약 1,300단어) 
  • 경고: 없음 
  • 저작권: 저자/역자 모두, 이 캐릭터들과 설정에 대한 모든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저자 주석: 안시아(?)가 대리입찰했을 때 마이크로프트가 버럭! 하는 걸 쓰고 싶었지만... XD 
  • 역자 주석: PasserbyNo3가 습작으로 번역하였으며,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링크 외의 펌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 원문: http://sherlockbbc-fic.livejournal.com/2727.html?thread=5326503#t5326503 



진행자의 목소리가 호텔 행사장의 웅성이는 소리를 가르고 울려퍼졌다. “자, 신사숙녀 여러분, 수많은 분들이 기다리셨던
바로 그 순간… 우리의 수사관과의 데이트(Date with a Detective) 경매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아, 맙소사.” 레스트라드는 한숨을 푹 쉬었다.
“이거 시작하기 전에 빠져나갈 수 있기만을 바랬건만. 좀더 늦게 시작할 거라 생각했는데?”

도노반은 그를 보며 히죽거렸다. “앞당겼나보죠, 경위님 – 아마도 손님들 대부분이 취해버리기 전에 하고 싶었던 걸지도.” 그녀는 정말 멋진 푸른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앤더슨은 그날 오후 내내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 물론 그게 중요한 거겠지만.

레스트라드는 의자 뒤로 기대앉아, 한 손으로는 나비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면서 다른 한 손은 맥주잔을 향했다. 목 언저리에 뭔가 하는 건 싫었다 - 소호 교살범 사건 때 거의 피해자 #8이 될 뻔한 이후부터는 항상 그랬었다. 그러면서도 잃어버리지는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뤄야 했다 - 턱시도와 넥타이 모두 월요일에는 대여점에 반납해야 하니까.

“우리의 첫번째 피해자 – 앗, 죄송. 자원자겠죠.” 진행자는 다 안다는 듯이 사람들에게 윙크해보이고는, “자원자는…” 손에 든 카드를 내려다보았다. “레스트라드 경위님!”

레스트라드는 마시던 맥주를 뿜어버리고야 말았다. 이게 무슨…? [각주:1]

시끄러운 환호성과 휘파람 소리들이 곳곳에서 들려왔고, 행사장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갑자기 그에게로 향했다.
“일어나 주세요, 레스트라드 경위님!” 진행자가 그를 불러세웠다.

그렉슨 이 자식! 레스트라드는 사람들을 훑어보다가, 바 근처에서 노닥거리며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렉슨을 발견했다. 그는 레스트라드를 향해 장난스레 건배하듯 잔을 들어보이더니, 무대 쪽을 가리켰다.

도노반 역시 웃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가보세요, 경위님 - 자선행사잖아요, 아시죠?”

그는 그녀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잔을 천천히 비우고는 일어섰다.
“도노반 - 제발 부탁이니, 한번만 입찰해달라구 – 나중에 돌려줄테니까.”

“뭐라구요?”

“아무도 입찰하지 않는 진상 병신처럼 서 있고 싶지는 않단 말일세.”

도노반은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지만, 그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마자 멈추었다. “문제 없습니다, 경위님. 걱정 마세요.”

“어서, 레스트라드 - 숙녀들을 기다리게 하면 안되지.” 브래드스트릿이 그의 팔을 붙들고 앞으로 끌고나갔다.

레스트라드는 셜록이 범죄현장에 침입한 것 때문에 처음으로 국장 사무실로 불려갔을 때 이후로 느껴보지 못했던, 가슴 한구석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을 만끽했다. 그는 시끌벅적한 박수갈채를 받으며 무대 위로 휘청거리며 올라섰다.

걱정 마세요.” - 샐리의 그 한마디, 매우 안심이 되는군그래. 만약 그녀가 여기 올라와 있었다면, 행사장에 있는 몇몇 남정네들이 신장이라도 빼주겠다고 할거다 - 그리고 앤더슨은 그들 모두를 없애버리겠다며 덤벼들겠지. 어쨌든, 다들 아마도 나중에 매물로 올라올 한 살이라도 젊고 괜찮아 보이는 사람을 원할 게 분명하다.

“자, 다들 아시다시피, 낙찰받은 분께서는 선택하신 수사관을 오후 내내 독점하실 수 있게 됩니다. 그와 뭘 할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 불법적인 것만 아니라면, 그렇죠?”

사람들이 웃어대자, 레스트라드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아, 신이시여…

진행자는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럼, 스코틀랜드 야드 경관들의 표본인 이 건장한 사내에게, 누가 먼저 입찰하시겠습니까?”

제발… 누구라도 좀…

“20 파운드!” 도노반이 뒷쪽에서 외쳤다. 

샐리, 고마워! 레스트라드는 그 순간 그녀에게 입이라도 맞춰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훌륭하군… 망치든 뭐든 내려치란 말이다… 없습니까, 없습니까, 그 다음엔 난 즉시 없어져버리겠어 [각주:2]

“30!”

뭐? 레스트라드는 고개를 휙 돌려 사람들이 모여 있는 무대 앞쪽을 바라보았다. 대체 이 인간들은 다 어디에서들 나타난거야? 그는 인사팀 어딘가에 있다던 한 여자를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50대 후반의 통통한 여성이다. 그녀는 그에게 윙크를 날렸고, 레스트라드는 힘없는 웃음으로 답했다. 도노반, 제발…

“40!”

좋았어! 잠깐 – 샐리가 아닌데…

“50!”

“60!”

“70!”

레스트라드는 사람들이 관대하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그런데 저들은 다른 사람도 올라올 거란 걸 모르나? 그가 처음 올라왔다는 이유로 모두가 그에게 입찰해야 하는 건 아닌데 말이다.

“80!” 다시 관리부서의 나이든 여성이었다 - 그녀는 매우… 그를 갈망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는 거북한 듯 자세를 바꾸었고, 그녀는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사실, 상당수의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그러고 있었다. 이사람들 대체 왜이래? 

여긴 좀 덥군그래… 아니면 나만 그런가…

“100!”

100 파운드! [각주:3]

“100 파운드 나왔습니다! 자자, 숙녀분들 - 이 남자분 아주 멋지게 때빼고 광낸 상태라구요.” [각주:4]
진행자는 레스트라드를 향해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110!”

120… 130… 150… 160… 180… 200… 250… 입찰가는 여전히 레스트라드가 세는 속도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그는 현기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 그리고 이 ‘데이트’에서 그에게 기대하는 게 뭔지 슬슬 걱정되기도 했다. 이젠 입찰가도 꽤나 큰 돈의 범위에 들어서고 있었다.

“300!” 붉은 머리 여자가 손을 들고, 분명히 레스트라드 쪽으로 추파를 던져왔다.

빌어먹을! 저 사람은 국장 와이프 아냐?

5,000 파운드.” [각주:5]

차분하고, 권위적인 목소리가 행사장의 수다 소리들을 날카롭게 갈라놓았다. 그 큰 금액은 물론, 그걸 부른 목소리가 명백하게 남성적이라는 사실 모두에, 좌중은 충격으로 잠잠해졌다.

진행자는 마이크를 손으로 가리며 레스트라드에게 속삭였다. “우리… 남자 입찰도 받는 건가요?”

5천이라니… 레스트라드는 무릎이 풀릴 지경이었다. “저 정도 액수라면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만.”

“그러니까, 어, 진지하게 입찰하신 건가요, 선생님?” 진행자가 물었다.

행사장 뒷쪽에 서 있던 그 인물은 문가 어두운 곳에서부터 앞으로 나서며, 우산에 기대섰다.
“완벽하게 진지합니다, 장담하죠.” 그는 상의 가슴께 주머니에서 지폐 한묶음을 꺼내들었다.

진행자는 심호흡을 하고는, 어깨를 으쓱하며 선언했다. “낙찰! 뒷쪽의 신사분이십니다.”

레스트라드는 어리둥절한 상태로 무대에서 내려섰고, 그 앞에 있던 구경꾼들 모두 홍해처럼 갈라섰다. 이상한 수근거림들만 빼면, 그들은 여전히 충격으로 어안이 벙벙한 채 서 있기만 했다. 레스트라드는 심지어 그들이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그 사이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마이크로프트 앞에 멈춰서서 나직하게 말했다.

“난- 당신이 사람들이 다 아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재고했습니다.”

“언제?”

마이크로프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최고 국장님의 부인 되시는 분이 300 파운드를 부르면서 당신의 그곳을 똑바로 쳐다봤을 때죠. 당신이 매우 까다로운 딜레마에 빠질 거라 추측했습니다.”

“아.” 그렇다면 난처한 상황에서 구해주려던 건가, 그렇다면 말이 되는군…

“또한, 내 소유로 여기는 것에 다른 누군가가 손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려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겠다고 다짐하기도 했지요.”
마이크로프트는 미소지으며 지폐뭉치를 레스트라드의 허리띠에 꽂아넣었다.

레스트라드는 시선을 떨구며 얼굴을 더욱 붉혔다. 그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마이크로프트는 그의 옷깃을 잡고 키스해왔다.

레스트라드는 어렴풋이 그의 뒤에서 마이크로프트의 우산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만약 그가 공공연하게 낙찰되었다는 사실에 일말의 의심을 가졌다 하더라도, 소유욕과 갈망으로 가득한 그 키스 한 번으로 완벽하게 지워져버렸을 것이다. 그는 손을 올려 마이크로프트의 허리를 감쌌고, 그들 주위의 호텔 전체가 사라져버리는 기분을 느끼며 그의 연인을 가까이 끌어안았다. 

마침내 그들이 숨가쁘고 어지러운 상태로 서로에게서 떨어졌을 때, 레스트라드는 행사장 안의 모든 사람이 여전히 그들을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소름끼치도록 절실히 깨닫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마이크로프트는 미소지었다.
“내 상품을 가져갈 시간이 된 것 같군요. 걱정 마시죠, 당신 동료 그렉슨 경위가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줄 모양이니까.”

“그가요?”

“내가 당신에게 키스했을 때, 그가 삼키려던 구운 땅콩이 목에 걸렸던가 봅니다.”

바에서부터 갑작스럽게 긴급한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갈까요?” 마이크로프트는 우산을 가볍게 발로 쳐올려 받아쥐고는 대기중인 차로 레스트라드를 안내했다.
“내 투자에 대한 빠른 수익을 기대하고 있거든요.”

레스트라드는 활짝 웃었고, 마이크로프트는 그 하나만으로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
나름 유머가 섞인 글이라 제목부터 내용까지 재치있게 번역하려 애썼다. (하지만 결과는…)
안절부절 못하는 레스트라드도 좋지만, 간지넘치는 당당한 마형님, 마형님!
마형님 사랑합니다 흑흑. 진심 우윳빛깔 마형님이라도 외치고 싶은 이 심정을 아시려나
라일라님 가므님 말마따나, 왓칭유! : ] 



  1. 우리의 레스트라드님은 섹시하게도 What the fuck을 외쳐주셨지만… 번역은 건전하게! [본문으로]
  2. 요게 맛깔스러운 부분. 원문은 a) “Bang your hammer or whatever” + b) “Going once, going twice and then I'm just going”인데, a)는 탕탕 망치로 내리쳐서 낙찰되었음을 알리는 거고, b)에서 ‘going’은 경매에서 다음 입찰자를 찾을 때 ‘없습니까’ 하는 식의 표현이다. 즉, 입찰자를 부르는 go와 말 그대로 간다는 뜻의 go를 중의적으로 사용한 말장난인 셈. 빨리 낙찰되어버리라고 머릿속으로 기도하는 레스트라드의 절박한 심정이 줄줄줄… [본문으로]
  3. 100파운드 = 약 18만원 정도… 레스트라드는 이렇게 값싼 남자가 아닐텐데! [본문으로]
  4. "he scrubs up quite nice"인데, 표현이 마땅찮아서 이렇게;; [본문으로]
  5. 5,000파운드 = 무려 900만원! [본문으로]
Posted by PasserbyNo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