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기회 | The Window of Opportunity



“그러니까 썩 좋은 생각은 아니었다는 거네.”

“그런 것 같군.” 존이 놓아주자마자 셜록은 몸을 세워 앉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대로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다리가 딱히 진정된 상태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두 가지 마음을 놓고 고민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방으로 돌아가 이런 일 따위 있지도 않았던 척 하고 싶은 충동과… 방으로 돌아가서 재개하고픈 충동. 제대로. 그것도 한번 이상으로다가. 어느 쪽이든간에, 방으로 돌아가는 건 괜찮은 선택지인 것 같다.

“당황하지 마.”[각주:1] 

웃음기 섞인 존의 목소리에 매서운 눈빛을 쏘아보냈지만, 놀리는 기색은 없었다.

존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너도 나처럼 느끼는 것 같은걸.” 몇 발짝 물러서서 숨을 한번 내뱉으며, 천장 한번 봤다가 셜록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알았어, 이거 하나만 물어보자: 지금, 뭐가 제일 걱정돼?”

“이 일로 우리 우정이 망가지는거.”

“그래.” 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도야, 딱 그거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어깨를 폈다. “그러니까… 그런 일 없게 하자구.”

셜록은 의구심 담아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렇게 간단해?”

“그래.” 존은 이미 마음을 가다듬은 것 같았다. “정말로.” 그는 다시 고개를 끄덕여 보였지만, 이번에는 긍정의 의미라기보다는 군인으로서의 목례였다. “서로에게 솔직한 거라면, 우리가 이 일을 그냥 넘기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봐. 듣자하니 넌, 지난 2주간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셜록은 고개를 끄덕였고, 존은 두 팔을 활짝 벌려 보였다.

“봐 - 지금 내가 알잖아. 그래서 뭐? 하늘이 무너지지도 않았고,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는걸.” 잠시 머뭇거리는 바람에 그의 권위적인 자세가 살짝, 멈칫했다. “원래 그런 거거든. 그러니까, 돌아가는 거 말야.”

데굴, 눈을 굴리는 셜록의 모습에 존은 변호하듯 두 손을 들어보였다.

“미안, 미안. 19세- 뭐든간에, 예의 그 ‘천문학 대숙청’[각주:2]에서 뭐뭐 남았는지 잘 몰라서 말이지.”

셜록은 씩씩거리며 테이블에서 내려와 기대섰다.

얼굴을 찡그리는 존. “어디까지 했더라?”

“하늘 받치는 이야기였던 것 같네.”

“그렇지. 그럼 오늘의 실험으로… 네가, 어… 나아지진 않았던 거라 보면 되나?”

셜록은 스스로의 빨라진 심장 박동수는 물론, 여전히 존이 있는 쪽으로 간질거리는 살갗의 느낌을 곰곰이 되새겨 생각해보았다. “정확히 봤어.”

“그렇군. 음, 일단 ‘다 까놓고 보여준다’는 면에서 보자면, 나도 한 배에 타게 된 것 같아.”

셜록은 비유적인 표현들을 곱씹어 되새겨 보고는, 면밀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입에 맞닿아 뜨겁게 채근해오던 입술 같은 지난 기억들은 밀어놓고, 자신의 시선을 마주하며 불안한 듯 할짝거리고 있는 입술을 응시했다. 존의 두 손을, 그 손으로 자신에게 뭘 할 수 있었을지에 대한 생각 따위는 억지로 접어놓고, 그 손이 움츠려 있는 - 움찔거리며 자신에게 향하려다 마지못해 주먹을 말아쥐는 - 모습을 바라보았다. 셜록은, 스스로의 갈망을 돌이켜보았고… 존의 갈망을 알아차리고 말았다.

“이젠 썩 아무렇지도 않은 것만은 아니지, 안그래?” 존의 쓴웃음에 셜록은 히죽, 미소로 답했지만 아주 살짝 의기양양한 기색이 묻어나는 것만큼은 감출 수 없었다.

존은 가볍게 웃었다. “정말이지, 너 그 얼굴!” 그는 자리에서 돌아서더니 주전자 전원을 올리며 ‘영국인 특유의 심리적 안정’ 의례[각주:3]를 시작했다. 느릿느릿한 행동으로 말이다. “뭔가 엄청 대단한 성과라도 되는 것처럼 굴 거 없잖아. 네가 반응하는 거 보면, 넌 누구에게라도 이럴 수 있을 테니까.”

셜록은 그런 가설을 테스트해볼 생각 같은 건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설령 사실이라 한대도, 다른 누군가가 그에게 이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아예 들지 않았다.

존이 부엌에서 부산하게 돌아다니는 동안, 그는 계속 이 생각에 사로잡힌 채로 거실로 향해 늘 앉던 자리에 앉았다.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놓는걸 경계하지 않는다는 건 이상한 느낌이었다. 좋은 것 같아, 그는 생각했지만,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봐야겠어, 우리.” 부엌에서 나온 존은, 셜록에게 머그 한 잔을 건네주고는 맞은편 자기 자리에 앉는다.

“그래야 해?”

“그럼. 그래야지. 그렇지 않으면 한마디 한마디가 모조리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어색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될 거야. 그러다 조만간에 또 키스하게 될 테고, 그 다음엔 뒷골목에서 경솔하게 섹스라도 하게 되고 말걸.”

뭐든 제외해버리기엔 좀 이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 셜록이었다. 

존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내가 뭐 틀렸으면 이야기해줘. 그러니까 우리, 어쩌다가 네 성욕에 시동을 걸어버리고 만 것 같은데, 맞아?”

셜록은 얼굴을 구겼지만 어쨌든 고개는 끄덕여 보았다.

“그럼, 넌 그거 어떻게 하고 싶어?” 존은 한 모금 더 머금었다.

“그러니까, 자위하면서 명 줄이는 거 말고?”

존의 입에 있던 차가, 계획에도 없이 재등장하고 말았다.

셜록은 앞에서 지나치게 켁켁거리며 훌쩍거리는 모습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정말이지, 존. 네가 우리 솔직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이런 게 네가 의도했던 거 아냐?” 그는 테이블에 머그를 턱, 내려놓으며 방어라도 하듯 팔짱을 꼈다. “내가 어떻게 알겠어? 어쨌든 내가 그러고 있었던 건 네 잘못이잖아.” 그는 자신의 입술이 뾰로통 비어져나오는 걸 느꼈지만, 굳이 감추려 들지도 않았다.

켁켁거리는 소리가 잦아들고, 존은 의자 옆에 차를 내려놓았다. “내 잘못이라구?”

셜록은 어깨만 으쓱해 보였다. “뭐, 당연하잖아. 내가 또 누구 생각을 하겠어? 왜, 바로 오늘 아침에만 하더라도…”

“그만!”

셜록은 깜짝 놀라 그대로 굳었다. 존의 다급한… 음, 사실 명령이라고 해야겠지; 그 외엔 다른 표현이 없겠다.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용납할 수 없어. 그는 입을 열었다.

하지 마.” 존은 의자 팔걸이를 그러쥐고 있던 손을 들어보였다. “잠깐만 기다려줘, 알겠지?”

셜록은 일어나 부엌으로 사라지는 존의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수도꼭지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우물우물 나직한 말소리들, 여느 사람들 앞에서 - 그러니까 그들과 엮여 있는 여느 사람들 말고 - 되풀이할 수 있을 만한 말은 열 마디 중 딱 한 마디밖에 없었다. 이윽고, 찻수건으로 얼굴을 문질러 닦으며 나타난 존의 목덜미 근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음, 미안.” 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방금, 날 또 떼내야 하는 상황에 얼마나 가까웠는지 넌 절대 모를걸.”

묘하게 바뀐 말인 것 같았다. 애초에 셜록은 그런 행동 자체를 했던 기억따위 나지 않았으니까 - 이번에는 그런 수고 씩이나 할 건지조차 전혀 알 수 없기도 했고.

존은 그를 바라보았고, “있잖아, 지금 이 이야기를 할 만한 때가 아닌 것 같다.”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곧 사건에 좀더 진척이 생겼음 좋겠네. 그동안 난…” 잠시 말을 끊는 품이, 마무리하기 전에 부러 뜸을 들이는 것 같았다. “…샤워 좀 해야겠어.”

셜록은 그의 몸짓을 꼼꼼히 뜯어보았다. “그러니까 네 말은…?”

“어, 그래, 그거야. 맞아, 내 말이 딱 그거지. 좋은 추리야. 훌륭하네. 이제 만족스러워?”

셜록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물었다. “무슨 생각 할 건데?”

“아, 맙소사.” 존은 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손을 내렸을 때, 그의 표정은 바뀌어 있었다. 그는 두 발짝 다가서서 셜록에게로 몸을 숙였고, 존이 두 팔을 의자에 짚는 순간 그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젖혔다. 턱선을 스치는 입술, 살갗에 와닿는 뜨거운 숨결, 코끝을 간질이는 체취, 혀끝으로 기억하는 감각에 자신도 모르게 분비되는 타액까지 - 모두 불현듯 바로 거기 와 있던 거다. 

“난… 멈추지 않는 생각을 할 거야.” 잠시 후, 그는 가버리고 없었다.

셜록은 다시 숨을 쉴 수 있을 때까지 의자에 앉은 채 기다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음, 자네들 둘다 여유가 넘치는군.” 셜록과 존이 걸어들어오자 레스트라드는 책상에서 시선을 들었다. 두 사람 다 조금… 이상해 보이는군. 그는 앞에 놓인 - 끊임없이 늘어나기만 하는 - 파일 더미를 다시 뒤적여보기로 했다. “안 오는 게 아닐까 생각하던 참이었거든.”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자 다시 시선을 들어보았다.

“아, 그럴 위험 같은 건 없습니다.” 드디어 셜록이 대답해왔다. 옆에 선 존이 입술을 깨물고 있는 모습을 흘끔, 바라보며 뒤이어 나직하게 중얼거린다. “무슨 말인지 알겠군.”

존은 돌아서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글치.”

레스트라드는, 알고 싶지 않은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알았네, 따라오게나.” 그는 지난번 강도 사건이 찍힌 영상을 준비해둔 수사본부로 앞장섰다.

그들은 함께 가게 현장 화면을 지켜보았고, 카메라 각도상 문 쪽까지 보여주지 못한다는 게 명확해지자 셜록은 실망스럽지만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처음 놀란 반응이 나온 것은 화면에 도둑들이 잡힌 직후, 오후 1시 17분이었다. 그리고 단 5분만에 사람들이 카운터 뒤에서 슬금슬금 빠져나와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셜록의 의자 뒤에 서 있던 존은, 어느 시점에 몸을 앞으로 굽혔지만 눈길을 끌었던 게 뭔지는 콕 집어 이야기할 수 없었다.

외부 영상 역시 도움 안 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가게 앞에서 두 대가 다른 각도로 잡고는 있었지만, 둘 다 오후 1시 16분 - 런던의 먼지로 덮여 있다는 것 외에는 눈에 띌 것 하나 없는 커다란 흰색 트럭이 도착하자마자 딱 가려 있었던 거다. 트럭은 오후 1시 22분에 자리를 떴고, 보이는 모습은 여전히 정신없지만 근본적으로는 바뀐 게 없어 보였다. 손님들, 잡지 판매원들, 더 많은 손님들, 전단지를 - 신장 개업한 나이트클럽 홍보였다 - 뿌리고 있던 사람들, 그럼에도 꿋꿋하기만 한 몇몇 손님들, 그리고 (너무나 명백하게도) 온 몸에 은색 스프레이칠을 한 여자 한 명. 그녀는 여러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바삐 지나가는 중에도 상자 위에 올라선 채로 손끝 하나 꼼짝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로 가까운 사무실 건물을 등지고 앉은 노숙자 한 명과 그 옆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을 가진 개’라는 타이틀을 따기 위해 오디션이라도 보고 있는 듯한 개 한 마리가 - 잠시 후, 녀석이 남자의 토피 크리스프(Toffee Crisp)를 반이나 우걱우걱 먹어치우면서도 비통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걸 바라보며 딱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드는 레스트라드였다 - 가끔 눈에 띄었다. 

계속 보고 있으니, 보도는 곧 보석상에서 물밀듯 쏟아져나오는 사람들로 온통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그중 몇몇은 곧바로 - 사람들로 하여금 엮이고 싶지 않게 만들 수밖에 없는 - 히스테리마냥 빽빽 소리를 질러댔다. 그리고 2분 후, 첫번째 경찰차가 나타났다.

“그래서…” 레스트라드는 물러나 앉으며 의자를 빙그르 돌려 셜록을 마주보았다. “생각나는 거라도?”

“물론입니다.” 그는 예의 그 거만한 태도로 대답했다. “경위님도 어느 정도는 있으시겠죠?”

절로 한숨이 나오는 레스트라드였다. 보아하니 기분 째지는 ‘경찰 놀려먹기’ 시간이 다시 찾아온 모양이다. 훌륭한데. “음, 물론 우린 전에 했던 대로 해볼 걸세. 그리고 저놈의 트럭이 가버리기 몇분 전에 그 뒤에서 걸어나온다거나 뭔가 커다란 걸 들고 다니는 사람들 아무나 붙잡느라 말도 안되게 많은 인력을 쏟아붓겠지. 그리고 지금까지 카드 한도가 초과된 사람들 대여섯 명을 뒤쫓기도 했고 - 운좋게도 날치기 조직을 잡아넣게 되긴 했지만. 이 모든 게 싹 중단되진 않은 건 그 덕분이겠지.”

존은 트럭이 멈춰서기 직전으로 셜록이 되감아두었던 문제의 보도 장면을 가리켰다. “저쪽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들은 어때요 - 잡지 판매원들이랑, 저… 어… 은색 사람 말입니다 - 그 사람들 중에선 뭐 본 사람이 하나도 없답니까?” 그는 가까이 들여다보려 셜록 어깨 너머 모니터 쪽으로 몸을 숙였지만, 갑자기 화면이 픽, 꺼져버렸다.

셜록은 크흠,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잘못 눌렀어.” 다른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다시 들어왔다.

레스트라드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존의 질문에 대답했다. “우리도 그 사람들 거의 다 이야기해봤다네, 그 은색… 사람은 가버리긴 했지만. 소리질러대기 전까지는 이상한 낌새를 느낀 사람은 없었다는군 - 그 시비쟁이 트럭 운전사 빼고 말야.”

“그렇군요, 그 사람은 어떻습니까?” 존은 셜록에게서 떨어져, 다시 영상이 돌아가기 시작하자 레스트라드 쪽 책상으로 돌아서서 그의 어깨 너머로 쳐다보았다.

레스트라드는, 남자가 다른 운전사들에게 창 너머로 무례한 손동작을 해보이고 있는 장면을 가리켰다. “저렇게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있어서 얼굴 사진은 없다네. 다른 장면에서 증언을 통해 몽타주를 만들어두긴 했지만, 저 모자랑 턱수염 외에는 같은 놈인지조차 단정할 수 없을 정도야.”

가볍게 문 두드리는 소리에 이어 그리닝 경관이 나타났다. “트럭 찾았습니다, 경위님. 여느 때처럼 버려져 있더군요.”

“그래, 고맙네.” 레스트라드는 일어서며 셜록을 바라보았다. “자네 가 보고…?” 핸드폰이 울어대는 소리에 그의 말은 끊겨버렸고, 셜록은 곧바로 메시지를 읽어내려가면서 동시에 손가락으로는 타닥타닥 입력해대기 시작했다.

“계속하시죠. 당신 동료들과는 다르게 난 읽으면서 동시에 듣는 것도 완벽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셜록은 문자를 다 쓰고 나서야 눈을 들었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당신이 이야기하려는 게 꽤나 명백하기도 하니 굳이 애쓰실 필요는 없겠네요.” 곧 존에게로 돌아섰다. “우리 다른 데 가봐야겠어.”

“뭐?” 깜짝 놀라는 존의 표정을 보며 셜록은 눈을 데굴, 굴렸다.

“기대는 하지 마. 위긴스가 날 만나고 싶다는 거니까.”

“내 ‘기대’는 잘 관리하고 있거든, 고맙군그래.” 존은 짧게 되받아쳤다.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고는, 레스트라드는 - 그 날 두 번째로 - 알고 싶지 않은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존은 트럭 확인하러 나랑 같이 가도 되네만, 원한다면?” 제안해 보았지만, 존은 고개를 저었다.

“저 인간, 현장에 대해서는 케밥의 관점 따위 그닥 유용하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 같네요.” 그는 살짝 화난 것 같은 말투였다.

셜록은 눈을 가늘게 찡그렸지만, “존은 나랑 같이 갈 겁니다.” 옆에 선 남자가 이상한 소리를 내자 움찔했다.

레스트라드는 이 인간들은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알았네. 뭐, 자네 둘 좋을 대로 하고, 뭔가 진척이 있으면 연락하지 - 아직 관심은 있는 거지?”

“물론입니다.” 셜록은 이미 문 쪽으로 존을 몰고가는 중이었다. 마치 아프간 하운드가 보더콜리 흉내라도 내는 것처럼.





그들을 태운 택시가 스코틀랜드 야드를 출발했고, 존은 창밖을 빤히 바라보며 분을 삭였다. ’기대는 하지 마’라니, 건방진 자식. 집에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그랬다면 정확히 누가 더 빨리 ‘기대’하게 되는지를 보여줄 수 있을 텐데… 존이 허락하기 전까진 재우지도 않고 말이다. 몇 가지 흥미로운 시나리오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그는 한숨 한번 내쉬며 꾹꾹 눌렀다.

“왜 멈췄던 거야?”

그는 셜록의 말에 홱 돌아보았다. “뭐라구?”

“아까. 네가 멈추지 않는 생각을 할 거라고 했었잖아, 그… 샤워 하면서.”

저 눈썹, 정말이지 언젠가 저 모양대로 올라붙어버리겠다니까, 존은 내심 심술맞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왜 그랬냐구?” 셜록이 말을 끝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셜록은 이미 정신없는 눈썹 움직이기에다 눈 굴리기까지 더해주었고, 보고 있던 존은 최면이라도 걸리는 것 같았다.

“네 말은, 넌 멈추고 싶지 않았다는 걸 뜻하지. 게다가 되돌아보면 넌 분명… 더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고. 더 해보려 한대도 내가 막지 않았을 거란 것쯤은 네게도 명백해보였을 게 뻔한데, 그러니 다시 한번 묻지… 왜 멈췄던 거야?”

“진심이야? 너 지금 네 가장 친한 친구라고 확정해놓은 남자한테, 왜 널 이용해먹지 않았느냐고 묻고 있는건데?”

셜록이 코끝을 있는 힘껏 찡그리는 바람에, 저러면서 눈을 마주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지경이었다. “나 어린애 아니거든, 존. 그리고 이미 알려줬다시피, 완전히 경험 없는 것도 아니고. 과잉보호같은 건 필요 없어.”

존은 호기심 담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넌 더 해보고 싶었던 거야?”

순간, 마주보던 시선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전혀. 난 그저 질문 하나 던졌는데 네가 왜 대답하길 망설이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 뿐이야.”

“망설이는 거 아냐, 그 정도는 명백하다고 생각했던 것 뿐이지.”

그 말에 셜록의 코끝이 실룩였지만, 존은 취소하지 않았다. 진짜 케밥이라니까. 빌어먹을 케밥 시늉을 하려는 거다.

“그 순간의 열기에 휩싸여서 ‘안된다’고 말 못하는 건, 사전에 ‘좋다’고 말하는 거랑 같지 않다구.” 그는 설명하며, “적어도 나한테는 그래.” 셜록이 자신을 바라볼 때까지 가만 기다렸다. “넌 키스를 부탁했으니, 난 키스를 해줬던 거야. 꽤나 제대로 된 키스였잖아, 그래, 하지만 엄밀히 말해 그게 다였어. 넌 옷 다 입고 있었고, 난 그 안에는 손도 대지 않았잖아.”

동공이 너무나도 빠르게 확장되어버린 나머지, 셜록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눈을 깜박여야만 했다.

존은 눈치채지 않으려 했다. 실패해버린 그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는 데에도 확실히 실패한 그는, 스스로 그런 정보를 이용해먹으려는 모습을 상상하지 않으려 했다. 그것마저도 완전히 실패한… 그는, 돌아서서 창문을 바라보기로 했다.

2분 후. 수많은 심호흡은 물론, 부검 장면과 - 이유 없이 무서운 - 대황(rhubarb)을 상상해내려는 결연한 시도 끝에서야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자 봐. 난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고, 우린 둘 다 남자잖아, 그것도 영국 남자. 그러니 우리가 느낌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건 범죄 현장에서 뜬금없이 마카레나를 추는 거나 다름없는 꼴일거라구. 이것만큼은 장담할게, 나 아무것도 안할 거고, 그러려고 들지도 않을거야. 네가 맨정신에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때 콕 집어 나한테 부탁하는 게 아니라면 말야. 그리고 그런 일은 없을 거란 건 우리 둘 다 잘 아는 만큼, 난 사건에만 - 아니면 뭐, 지금 당장 집중해야 하는 뭐든간에 - 집중하자고 하고 싶다.” 그는 휘 둘러보며 잠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떠올려보았다. “그건 그렇고, 어디까지 했더라?”

얼마가 지난 후 셜록이 대답했다. “위긴스가 노숙자 네트워크에 줄이 있다는 건 너도 들었겠지만, 사실 그 사람은 노숙자가 아냐 - 푸트니에서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지. 모런이 널 뒤쫓아오게 만들었던 - 내가 살아있다는 소문의 출처가 어딘지 조사해봐달라고 했어. 그러니 날 보고 싶어한다는 건, 어디서 새나갔는지 찾아냈다는 거겠지.”





“어디서 새나갔는지 못 찾았어.” 위긴스는 큰 키에 거의 반백이 되어가는 머리칼과 턱수염을 가진 50대 후반의 남자였다. 덕분에 존은 그날 내내 Gimme All Your Lovin’ 가락을 흥얼거렸다.[각주:4] 뭐, 셜록이 유난히 짜증나게 굴면 일주일 내내 그럴지도.

“미안하네.” 위긴스는 말을 이었다. “메시지를 보낸 다음에서야 좀더 명확히 전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는 문에서 물러나 복도 안으로 두 사람을 안내했다. 크고 낡은 집은, 현재 목적에 들어맞게 되어버린게 분명했다. 알록달록한 빈백이 한가득 쫙 깔려 있는 방이 존의 눈에 들어오기도 했고.

“셜록, 다시 원래 모습으로 보게 되니 반갑군.” 위긴스는 그에게 목례를 건네고는, 존에게로 돌아서서 손을 꼭 잡았다. “왓슨 선생님이시죠. 만나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선생님.” 악수에는 힘이 실려 있었지만 이기려 들만큼 과하지는 않았고, 존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푸른 눈빛은 다정하기만 했다. “전설 뒤에 숨겨진 분을 만나다니.”

존은 셜록을 흘끔 쳐다보았지만, 그는 어깨만 으쓱해 보일 뿐이었다. 위긴스는 나직하게 웃었다. “아, 셜록 이야기는 아니었는데요. 물론 요즘에는 저 사람 뒤에 계시기야 하겠습니다만.”

 “아, 맙소사!” 존 쪽에서 희미한 탄식이 들려왔지만, 위긴스는 말을 이어갔다.

“당신 전설을 이야기하는 거라구요!” 그는 존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여기 오는 애들 절반이 틈만 나면 당신 칭찬을 늘어놓는단 말입니다. 좋은 이야기만 잔뜩 들었는… 어이!

그는 쿠션을 한아름 끌어안고, 그 위에는 커다란 팝콘 한 통을 위태위태하게 얹은 채로 복도를 가로질러가던 젊은 남자에게로 잠시 한눈을 팔았다.

“그거 그렇게 나르지 말라구, 얼간이 녀석!”

위긴스는 재빨리 도와주러 갔고, 셜록이 새로 배워온 표현 중 하나의 출처가 밝혀지는 순간 존은 히죽 움찔거리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 셜록이 눈에 들어왔고, 살짝 당황스러워하는 듯 반쯤 웃어보이는 그를 향해 존은 씨익 미소지었다… 그 순간, 그들은 괜찮았다. 그저 셜록과 존일 뿐이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서로에게 씨익 웃어주고, 그래선 안되는 순간에도 소리내어 웃기도 하는 가장 친한 친구들 말이다. 존은 몇 시간만에 처음으로 마음이 놓이는 걸 느꼈다.

“어… 사무실 가보시겠습니까?”

셜록이 고개를 돌리는 모습에 존은 눈을 깜박, 하며 주위를 돌아보다 이제 돌아와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둘을 바라보고 있는 위긴스를 발견했다. 위긴스는 그들을 이끌고 다른 방을 지나쳐갔다. 방에서는 온통 문신 투성이인 여자아이가 테이블 축구로 나이먹은 남자를 완전히 제압해버리고 있었다. 그러나 골키퍼를 조종하는 손잡이에 남자의 지팡이가 걸쳐져 있는 모습에 존은 피식, 웃었고 위긴스는 그의 시선을 좇았다.

“이렇게 범위가 넓다는 거 아시겠죠.” 그는 알아차린 듯, 구석에 있는 문을 열어주며 사무실로 두 사람을 인도했다. “저 둘, 엄청 친한 친구지만 저 아저씨가 양보해주는 건 골키퍼를 안 쓰는 정도가 답니다. 절대로 여자애가 이기게 두진 않거든요.”

“왜 여자애가 이기게 두겠어요?” 자리에 앉으며 셜록이 반문했다.

존과 위긴스는 서로 마주보았다. “여기, 굉장한 곳이군요.” 존은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기로 했다. “바쁘시겠습니다.”

“아, 그건 그래요.” 위긴스가 대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넉넉합니다 - 기부금이 새로 들어오고 있거든요. 노숙이라는 게 적선을 ‘베풀’ 대상이 되었나 봅니다, 오래 가기만을 바랄 뿐이죠.”

“그러네요, 다시 단장한 게 눈에 띄더군요.” 셜록이 한마디 더했다. “물론 새 세간들도 그렇고.”

“벽에 실제 페인트칠을 하는 정도의 긍정적인 변화일세.” 위긴스는 잠겨 있던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렇지. 말했다시피 어디서 새나갔는지는 못 찾았지만… 가능성 있는 목록 정도는 가지고 있거든.” 그는 말하면서 서류들을 휘리릭 넘겼다.

“그들 중 정보에 밝은 둘이 윗층 방에서 소문이 퍼져나가기 며칠 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어. 그중 하나는 자네 이름을 언급했고, 다른 하나가 그건 비밀이라며 한소리 했다더군.” 그는 눈을 데굴, 굴렸다. “명백하겠지만, ‘비밀’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더라면 아마 아무도 신경 안 썼겠지만, 뭐 그렇게 된 거지. 이 근처는 대개 ‘얼간이 천국’[각주:5]이라서 말이지.”

“그때, 창문이 열려 있다는 걸 눈치챈 거지 - 대체 세상 누가 한겨울에 창문을 열어두겠냐고. 물론 애들 바글바글한 집에서야 대답할 수 없을 법한 질문들 중 하나겠지만 - 보고 있던 프로그램이 끝났는데 TV는 왜 켜놓고 있느냐, 텅 빈 씨리얼 상자를 왜 찬장에 다시 넣어놓느냐 같은 식으로 말야.”

셜록이라면 지금쯤 대여섯번은 채근하고도 남았을 법도 한데, 그러지 않는 걸 보니 위긴스를 무척 아끼고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존이었다.

“어쨌든간에…” 마침내 위긴스가 종이 한 장을 내밀었고, 존은 셜록이 홱 채어갈 거라 생각하고 기다렸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 창문, 바깥에 사람 많은 곳 바로 위에 있거든. 날씨랑 상관없이 말일세.” 위긴스가 알지 않느냐는 듯한 눈빛을 보내자, 셜록은 고개를 끄덕였다.

“흡연자 벤치겠군요.”

“바로 그거지. 애들이 쳐다봤을 땐 아무도 없었지만, 확인차 내려갔을 때 이걸 발견했다더군.” 그는 서랍에서 작은 봉지를 꺼내 건네주었다. “물론 지금까지 나한테 이야기 안하긴 했지만, 적어도 이걸 챙겨둘 정도의 분별력은 있더라구.”

존은 봉지를 바라보았고, 안에는 반쯤 피다 만 - 그가 보기엔 - 상표를 알 수 없는 담배 꽁초가 들어 있었다. 아마 뭔가 특별한 게 있긴 했는지, 셜록의 눈썹이 ‘아, 흥미로운걸’ 위치로 올라가 있다.

위긴스는 마지막으로 종이를 건네주었다. “그때 있었던 모든 사람들 명단이야. 몇몇은 자네가 아는 애들일 테고, 몇몇은 왓슨 선생님께도 익숙하실 걸세.”

셜록은 십여 개의 이름을 눈으로 훑으며 존도 볼 수 있도록 종이를 기울여주었다.

“아, 저건 내가 아는 빌리인가?” 존은 물었다. “성은 몰랐거든.”

“빌리 모리스, 맞습니다.” 위긴스가 확인해주었다. “하지만 녀석이 여기 있었다는 건 아니에요. 사인을 위조한 거거든요. 정원이 다 찬 다음에 갈곳 없는 사람이 오면 바꿔주는 거죠.”

“그러면 여기엔 이 명단에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거네요?” 셜록이 묻자, 위긴스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런 일은 있어선 안되겠지만, 가능은 하지. 애석하게도 딱 그 주말에 난 없었다네 - 후원해줄 만한 사람들이 모금을 위한 파티를 한다며 연설해줄 사람을 구한다기에, 내가 떠맡게 되었거든. 한주 더 한다고는 했지만, 그 한 방은 피해서 천만 다행이었어. 교회 보호소 앤(Anne) 수녀님이 하실 거야.”

셜록은 다시금 이름을 훑어보며 나직하게 소리내어 읽었다. “비크람(Vikram), 타지(Taj), 제나(Jenna), 리암(Liam), 밀리(Millie)…”

“그게 자네가 방금 봤던 아가씨일세.” 위긴스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난 ‘여장부 밀리센트’[각주:6]라고 부르고 있지 - 그앤 뭐가 되었든간에 따지고 들걸. 정반대 관점에서 생각하는 데 진짜 열심이라니까 - 자기 상상을 확고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나. 완전 정신나간 녀석이야.” 설레설레 고개를 흔드는데에서 애정이 느껴졌다. “만약 거기 그애 이름이 있다면, 조프(Geoff)도 같이 있을걸 - 그 나이먹은 아저씨 말야.”

셜록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는 나머지 명단을 재빨리 훑어보더니, “아가타(Agata), 마틴(Martin), 주드(Jude), 나일라(Nilar), 필(Phil)…” 눈을 들었다. “저거 스코틀랜드 사람인 필입니까?”

“아니, 다른 녀석이야.”

“그렇군요.” 그는 종이를 집어들었다. “음, 명백하게도 이중 몇몇은 아직 있을 테죠. 그 일 이후로 여기에 빠진 사람들이 더 있을까요?”

“모런이 제거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소리야?”

“아니면 돈을 먹였다든가.” 존의 물음에, 그가 대답했다. “이 명단에 오른 사람들 중 누군가는 더 이상 노숙자가 아닐지도.”

“뭐라 하긴 어렵네만,” 위긴스가 말을 꺼내며, “알다시피 다들 드나들잖나? 몇몇은 분명히 봤지만, 나머지는 기록을 뒤져 찾아봐야겠어. 다른 보호소에도 좀 알아볼까?” 명단을 받으려 손을 뻗었지만, 셜록은 존에게로 건네주었다.

“그거 좀 적어놔 주겠어?”

존은 수첩으로 손을 뻗었지만, 위긴스가 일어서더니 뒤에 있던 찬장을 과장스레 열어젖혀 보였다.

“짜잔! 구단 물품입니다[각주:7].” 그는 존의 손에서 종이를 나꿔채서는 반짝이는 새 복사기에 넣었다.

“구단?”

“‘구차한 부자단체’랄까,” 셜록의 질문에 위긴스는 답했다. “뭐, 공식 명칭이야 ‘구호 단체’지만, 그렇게 줄일 수 있더라구. 그나마도 ‘구두쇠 부자단체’에서 엄청 발전한 거지만.”[각주:8] 

“이상한 데에 복사기를 두셨네요.” 존이 입을 열었다.

위긴스는 그 말에 체념섞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기 오는 사람들 대부분을 존중하긴 하지만, 눈앞에다 유혹거리를 놓아둬 봤자 하등 좋을 게 없지 않겠습니까. 묶어두지 않는 건 찬장에 넣는 거죠.”

그들은 명단 사본을 챙겨넣고 보호소를 나섰다. “그러면 그 봉지에 있던 담배는 뭐지?” 여전히 치열하게 경합중인 밀리와 조프를 지나쳐가며 존이 물었다. “특정 상표라든가 하는 거야? 누가 피웠는지 알아볼 만한 단서가 보여?”

“거기서 DNA 정도는 추출할 수 있을지도.” 셜록이 수긍하듯 말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그닥 유용하진 않아, 비교할 게 없으니까. 상표도 아무 소용 없고. 여기 보호소잖아, 존 - 여기 흡연자들은 손에 들어오는 거라면 뭐든 피울걸. 담뱃잎이 들어가 있고 끝에 불을 붙일 수만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할 테니까.”

“그럼, 어째서…?”

“그 벤치 옆에 봐, 필터까지 피우지 않은 건 없을걸. 하물며 실크컷(Silk Cut) 반 가치가 거기 그냥 있었다구? 아니, 누군가 서둘러 가려다 그대로 둔 거겠지, 아니면 담배에 목맨 누군가가 집어다가 남은 걸 피워버렸을 테니까.”

그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존을 흘끔 쳐다보았고, 어디선가 택시 한 대가 나타나 섰다. “누군가가 그 벤치에 앉아 있다가 들어선 안될 걸 들어버린 거야. 게다가 팔아먹을 정보가 생기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었던 거지. 그게 네 목숨을 위태롭게 만든 놈이고, 내가 누군지 찾아낼 거야.” 택시 문을 열고는 존에게 먼저 타라고 손짓했다. “그놈들, 후회하게 만들어주겠어.”





그날 오후 늦게서야 존은 블로그를 관리하러 거실 테이블에 앉았다. 보아하니 ‘세 명의 개리, 뎁’[각주:9] 포스트에 새 덧글이 달린 모양이다. 그는 링크를 클릭했다.

“셜록,” 그는 부엌 쪽으로 말을 건넸다. “셜록, 이거 무슨 소린지 알아?”

“정말이지, 존. 너 타이핑이 형편없을지는 몰라도 읽는 방법 정도는 마스터했다고 생각했는데.”

존은 고개를 들었다. 그런 모욕에는 이제 화도 나지 않았지만, 적어도 셜록의 감정적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로서는 유용했다. 저건 보통 빈정거리는 것보다 두 단계는 위인데.

“영어가 아닌걸.”

“아?” 셜록은 아주 조금 더 흥미가 있는 듯한 목소리로 대꾸하더니 다가와서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흥, 코웃음을 치고는 다시 돌아서서 테이블 맞은편에 걸터앉았다. “러시아어네. 포괄적이고도 아무렇게나 흘려낸 칭찬이랄까. 흥미로운 것도 없고.”

“러시아어도 읽을 수 있어?”

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셜록이다.

“와우.”

“수백만 러시아 애들도 할 수 있는 거야, 존. ‘와우’ 할 만한 꺼리가 아니라구, 아무리 너처럼 아무렇게나 아첨을 늘어놓는 사람한테라도 말이지.”

존은 고개를 숙이고 있기로 다짐했다. 5분 정도는 구글 번역기가 좋은 친구가 되어줄테니 말이다. 어렴풋하게나마 셜록이 타닥타닥, 손가락을 두드리며 성마른 한숨을 푹푹 내쉬는 걸 알 수 있었지만, 그는 깔끔하게 무시해 버리고는 괜찮게 들릴법한 답변을 공들여 작성하고 러시아어로 변환해 보았다. 총상에서 회복되기를 빌어주는 건 물론, 포스팅에 대해서도 유달리 칭찬을 늘어놓던 - 무척이나 다정한… 아냐(Anja)에게로. 

“네가 ‘그 표정’ 거슬린다고 했던 게 무슨 말이었는지 이해 가네.” 셜록의 말은, 존으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다.

“흐음?” 중얼중얼 대답하면서도 그는 마침내 노력의 결과물을 ‘답변’ 칸에 옮겨적기에 이르렀다.

“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우리 둘 다 알잖아’ 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고 그랬잖아, 네가. 그거 거슬린다며.”

“내가 그랬나? 뭐, 확실히 그렇긴 하지.” 그는 곧 올릴 대답을 수상쩍게 바라보았다. 실제 글을 썼다기보다는 상상도처럼 보였다. ‘호의 감사해요, 블로그가 마음에 드신다니 기쁘네요’가 아니라 실은 생선 대가리 두 개에 덴마크 지도 하나를 주문한 거면 어쩌지?

“존!”

셜록이 테이블을 쿵, 내리치는 바람에 움찔 놀라버린 존은, 앞에 펼쳐진 화면을 다시 살펴보았다. ‘답변이 등록되었습니다’. 확인도 해보기 전에 말이다. 끝내주는군.

“만약 저 포스트 때문에 생선 대가리라도 받게 되면, 네가 처리해.”

셜록은 그를 멀뚱 바라보았다. “너 술 마셨어?”

“아니, 하지만 그런 상태가 되고 있는 건 분명하네.” 그는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뭐가 문젠데?”

“문제같은 건 없는데.”

“그럼 우리는 왜 말다툼하고 있는 건데?”

“누가 말다툼을 해?”

존은 팔짱을 꼈다. “음, 나는 확실히 아냐. 하지만 넌 혼자서라도 말다툼을 하고 싶어 안달난 것처럼 보여서 말이지.”

셜록은 매섭게 쏘아보며 똑같이 팔짱을 꼈다. “오늘 오후에 네가 이야기해봐야 한다고 그랬잖아. 그런 다음에는 이야기하기에 좋은 때가 아닌 것 같다며. 그래놓고 택시에선 또 그랬지, ‘그런 일은 없을 거란 건 우리 둘 다 잘 아는’ 거라고. 마치 우리가 이야기라도 해봤고 난 그 이야길 할 때 자리에 없기라도 했다는 듯이 말야.” 그는 금방 분통이라도 터뜨릴 기색이었다.

존은 소리내어 웃지 않으려 해봤지만, 도저히 불가능했다. “ 세상에 온 걸 환영해!”

아무래도 셜록은 오늘 밤 내내 저렇게 노려보고 서 있을 모양이다. “같은 거 아니거든. 이건 우리 둘 다한테 영향을 미치는 거잖아.”

“너도 잘 알다시피, 네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대로 한거잖아!” 존의 웃음소리가 잦아들었다. “하지만 어쨌든간에 알겠어, 네 그 수시렁이과 벌레 넣을만한 장소에 대해 말다툼하던 사태같은 건 피하자구.”

그는 몸을 앞으로 숙이며 뒷목을 문질렀고, “좋아, 그러니까 오늘 오후… 뭐, 방금은 나 혼자 네가 하려던 거나 머릿속에서 하던 대화를 해버렸던 것 같다. 그러니까, 네가 네… 샤워 운운했던 걸로 화제가 빗겨나가게 하기 전까지 그랬단 거지.” 셜록을 한번 쏘아보았다. “…그 이야기는 다시는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린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이야기하던 중이었으니까 - 네가 진짜로 날 흥분시킬 수 있다는 거라든가, 너도 제대로 흥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아버린 것에서부터 말야. 알았지?”

“그러…지.” 셜록은 애매하게 수긍했다.

“하지만 우리, 우정을 망치게 두진 않는다는 데 동의했잖아. 그러니 한번 더 대비해볼 필요가 있다는 걸로 이해한 거지, 물론 그게…”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고 두 사람은 하나같이 눈을 데굴, 굴렸다. “…이번엔 훨씬 더 어렵더라도 말야. 그리고 너였다 해도, 음, 잘 모르긴 해도 - 똑같이 했을 거라 생각해.”

셜록은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섰다. “그래서 네 생각엔 이게 유일한 방법이라는 거야?”

존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뭐, 이상하게 생각하진 마, 하지만 내 생각엔, 네가 연애란 걸 한다는 게 상상하기…” ‘힘들다’는 말과 비슷한 표현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 “…어렵거든, 솔직히.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야 사람들이 줄을 설 테지만,” 그리고는 재빨리 덧붙였다. “음, 네가 말을 너무 많이 하지 않는다면 말야. 아니면 추리를 한다거나, 아니면…” 존은 크흠, 목소리를 가다듬었고, “이게 아니지, 미안. 어쨌든간에, 내가 하려던 말은 - 네가 그런 걸 원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는 거야.” 얼굴을 찡그렸다. “아니, 사실은 ‘원한다’고 말하려던 게 아니지. 네가 그런 걸 원하지 않을 이유같은 건 없으니까.”

그는 느릿하게 말을 이으며 생각을 정리해보고, 머릿속에 반쯤 형성된 생각을 더듬어보았다. “그렇다기보다는, 네가 그런 걸 선택한 것 같지 않다는 게 더 가깝겠네. 네가 그런 걸 약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 알고, 안좋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보다 더하지… 거의 창피해한다고 봐. 포기하기보다는 완전히 제어해버려야 했던 거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지,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잘 설명하긴 글렀군그래.”

“아니, 난…” 셜록은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사실, 그거 꽤나 명민한걸.”

“믿어는 줄게.”

“통찰력 있다는 뜻이야.”

“음, 대체 왜 그냥 ‘통찰력 있다’고 말하지 못하는 거야? 짜증나게 똑똑해빠진 인간같으니라구.” 존은 애정 어린 말투로 되물었다. “어쨌든, 우린 같은 결론에 이르른 것 같네, 나 혼자서도 내렸던 결론이지만.” 그는 다시 의자로 물러나 앉으며 일어날 준비를 했다.

“넌 어쩌고?” 셜록은 고개를 돌린 채 창밖으로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 난 괜찮아질거야. 너랑 섹스 안하고도 살 수 있거든 - 네가 없이 사는 거…” 그는 문득 하던 말을 끊었다. 의도했던 것보다도 좀더 핵심에 가까워져 버렸던 거다. 존은 마음을 가다듬었고, “내 말은, 섹스같은 건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거지…”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아, 미안 - 빈정거릴 틈을 찾느라고. 그래, 그렇단 거지 - 섹스, 연애, 소파에서 끌어안고 있는다거나 하는 거, 정확히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고는 못해도 일정 범위에서만큼은 될 거야. 하지만 넌 딱 하나뿐인걸, 셜록. 너 스스로도 그랬잖아, 세상 유일이라고. 내가 엉망진창으로 끝나버릴 일에 널 밀어넣으려 할 거라 생각했다면, 날 ‘바보’에서… 어… 얼간이 수준으로 낮춰도 돼, 지금 당장이라도.”

“엉망진창?”

“무슨 말인지 알잖아.”

“알려줘 봐.”

휴, 한숨만 나오는 존이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사실은 서로 끌리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리기 전보다 지금 더 잘 어울린다거나 하진 않잖아, 안그래?”

그는 ‘끌린다’는 표현에 코를 찡그리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셜록은 창 밖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셜록은 일어나 창문 쪽으로 다가서며,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 “모두들 정 반대로 이야기했던 걸 생각하면 재미있네.”

“사람들은 바보잖아, 그렇지?” 존은 쿡쿡, 웃었다. “어쨌든 다들 이런 시나리오같은 건 생각하지 못했을 거라 봐.” 그는 되새겨 생각해 보았고, “봐, 육체적인 면은 알아낸 것 같은데…” 잠시 말을 멈췄다. “‘엄청나게’보다 좀더 센 표현 좀 알려줘봐.”

“현저하게.”

“그래, 그거면 되겠네.” 그는 씨익, 웃었다. “우리 둘 다 현저하게 잘 알아낸 것 같아, 네겐 거의 생소한 거겠지만, 내 리드를 따라도 괜찮다는 거 말야. 그리고 지금은 우리가 서로 꽂혔다는 것쯤은 명백하지, 그… 어… 택시 타고 출발하던 그때처럼.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해보자구 - 넌 주도권 제대로 잡지 않고서는 못 견디잖아, 북반구 최고로 말야.” 그는 잠시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그건 말야…”

“반구가 뭔진 나도 알거든!”

“그렇군, 미안. 어쨌든, 네가 기세를 몰아서 왼쪽, 오른쪽, 가운데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읊어대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봐 - 그리고 그거, 나한테는 절대 안 통하거든.”

“그러니까, 난 너한테… 다 맡겨야 한다는 건가?” 셜록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낮아 거의 들리지도 않을 정도였다.

“맙소사, 아냐! 그게 바로 내가 하고 싶던 말이야; 네가 원하지 않는 건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는 거지.” 존은 조금은 버벅거렸지만 애써 말을 꺼냈다. “네가 그쪽을 정말 알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면 좀더 네 수준에 맞는 사람을 찾을지도 모르고.”

마침내 셜록이 뒤를 돌아보았다. “내 수준?”

“음, 무슨 말인지 알잖아.”

“너 계속 그렇게 말하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는 완전 부정확하다구.”

존은 그 말만큼은 알아들었다. “아, 그렇군. 미안. 내 말은, 너와 어느 정도 비슷한 사람이란 거야.”

“아이린 생각하는 건가.”

존은 얼굴을 찡그렸다. “안 하려고는 하고 있어.” 그는 그녀의 모습을 떠올려 보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 그래. 아이린이 아니지 - 그 여자 매력적이기야 하지만, 넌 그 여잘 절대 믿지 못할 테니까. 다른 누군가여야겠네…” 그는 얼굴을 구기며 말을 끊고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었다.

“음, 정말이지 이런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아. 단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게 나였을지도 모르는데다, 다른 누군가가 너한테 손을 댄다는 생각만 해도 사실 속이 뒤집어지거든.” 그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있다는 걸 깨닫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부러 손가락에 힘을 풀었다. “하지만…” 그는 애써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만약 그게 네가 원하는 거라면 불만스러워하진 않을 거야, 셜록. 조금도.” 그는 머릿속에서 넘쳐흐르는 기억들에 눈을 감았다. 오래, 오래 기억하게 될 거라는 것도 알았다. “모르지, 난 네가 어떻게 그 모든 걸 그렇게나 오래 묻어두고 있었는지 상상도 안 가. 넌 너무…” 그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음, 솔직히 말하면 그런 걸 억누르고 있는 게 더 많은 기력이 필요할 것 같아서 말이지.”

“어찌되었든 간에, 내가 신경쓸 일은 아냐.” 그는 머릿속에서 이미지들을 지워내려 애쓰며 두 손을 들어보였다. “네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지, 그게 다야.”

셜록의 얼굴에는 읽을 수 없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그거, 꽤나 범위가 좁은걸.”

“미안.” 존은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억지로 반쯤 웃어보였다. “내가 그런 사람을 쏴버려야 하게 되면 좀 곤란하겠는걸.”

셜록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넌 누구든 쏴버리겠다는 건가… 뭐?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을? 정말… 고전적이기도 하지.”

“아직 네가 누구 하나 만나지도 않았는데, 난 벌써 몽땅 쏴버리기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인걸.” 존은 쓸쓸하게 덧붙였다. “걱정 마, 괜찮아질 테니까.”

“진심이야?”

“물론이지.” 겉보기에 환해 보이는 미소를 지어보이는 존이다. “적어도 지금은 우리 둘 다 알잖아, 좀더 편해지겠지, 안그래? 네가 날 피하려 할 때 테이블 빙빙 돌면서 쫓아다니지도 않을 거고.”

두 사람 모두 테이블을 바라보는 동안 짧은 침묵이 흘렀지만, 이내 존이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래. 그럼, 난 이제 자러 가야겠어.” 그는 별 생각 없이 셜록에게로 반 발짝 다가섰지만, 재빨리 자제했다. “알았어, 그럼.” 그는 노트북을 집어들고 문가로 향했다.

“물론, 네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없다면?” 지나기 전에 그가 말을 꺼냈다. “나만 계속 이야기했으니까. 하고 싶은 말 있었어?”

한참을 빤히 바라보고 서 있는 셜록의 모습에 존은 다시 되돌아올 뻔 했지만, 그랬다가는 어떻게 될지 두려웠다. 겉으로 보기에는 셜록은 평소 그대로인 것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뭔가… 연약해 보이는 그의 얼굴이 존에게는 직격으로… . 그건 생각하지 않는게 좋겠다. 그는 눈을 피했다.

“아닌 것 같아, 없어.” 셜록은 대답했다. “적절할 만한 건 아무것도.”

“알았어, 그럼. 음, 잘자.”

“잘자, 존.”




  • 원문: Given In Evidence - 8. The Window of Opportunity 
  • 역자 주석: 여전히 셜록은 셜록, 의기양양 응큼한 속내에 눈빛, 이왕이면 말이랑 좀 통일해주면 좀 좋겠냐만은,
      존도 같이 어쩔 줄 몰라하니 거참. 그나저나 외면하려 애쓰는 레스트라드가 깨알같이 귀엽다. :P

    ※ 무척 많은 일들로 늦어졌습니다. 일상이야 그렇다 쳐도, 블로그 관해서도 그렇네요.
       4월 초, 네X버에서 연관검색어로 뜨는 걸 발견하고 기겁해서 바로 제외신청했습니다. 그런 거 싫거든요. 
       나오는 것들은 삭제 신청하고 검색엔진 수집도 태그로는 막았지만, 못 미더워서 조금 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 7. 사라져버린 도둑 | The Vanishing Thieves  [ 목록 ]  TBC



    1. “Don't panic.” - <은하수를 여행하는…>의 핵심! 존이 이런 대사를 하다니 >_<;;; [본문으로]
    2. ‘great astronomy purge’ - 천문학 지식같은건 불필요하니 지워버렸다던 말을 받아 놀리는 것. [본문으로]
    3. ‘traditional ‘English person in need of calming’ ritual’ - 그러니까 한마디로 ‘차 타기’… orz [본문으로]
    4. Gimme All Your Lovin’은 ZZ Top의 대표곡, 존이 그런 이유는, 위긴스의 외모가 ZZ Top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_-;; 어떻게 생겼냐면… 이렇게? http://en.wikipedia.org/wiki/Zz_top [본문으로]
    5. ‘Muppets ‘R’ Us’ - 장난감 전문점 Toys R Us를 바꿔 말한 것. 각양각색의 바보 총집합이라는 느낌;; [본문으로]
    6. ‘Millitant Millicent’ -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단어로 말장난한 거지만, 발음까지는 맞출 수 없어 뜻만 옮긴다. [본문으로]
    7. ‘Courtesy of the R.A.G’ - 아래 각주8에 이어서. [본문으로]
    8. 순서대로 보자면 구차한 부자단체(Rich and Guilty), 구호 단체(Relief Aid Guild), 구두쇠 부자단체(Rich and Don't Give a Stuff)다. 약자인 R.A.G로 말장난을 한 거라, ‘구단’으로 운율 맞춰서 비슷한 뜻으로 의역한다. [본문으로]
    9. ‘Three Gary' Deb’- 세 명의 개리가 좋아했던 여자 데보라의 이야기. 세명의 개리뎁이기도. :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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