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Sunday Tea 
  • 저자: out_there + 역자: PasserbyNo3 
  • 등급: 전체연령가 (G) 
  • 길이: 단편 (약 450단어) 
  • 경고: 없음 
  • 저작권: 저자/역자 모두, 이 캐릭터들과 설정에 대한 모든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저자 주석: Godofwine님의 요청에 의해 작성한 글입니다: 셜록, 셜록/존, 일요일 티타임, 완전 달달하게. 
  • 역자 주석: PasserbyNo3가 습작으로 번역하였으며,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링크 외의 펌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 원문: http://archiveofourown.org/works/163783 


 
셜록은 규칙적인 생활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존이 알고 있는 한, 그가 뭔가를 규칙적으로 한다는 걸 믿지도 않는다. 샤워라도 하는게 고마울 지경이니까. 하지만 그나마도 정해진 시간이 있는 건 아니었고, 가끔 셜록이 기분내키면 하루에 네번씩도 하곤 했다. (필요해서도 그렇지만, 그들이 쓸 수 있는 온수량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도 존은 일찍 샤워하는게 현명하다는 걸 알게 된 바 있다.)

셜록의 모든 생활방식 중 단 한가지,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그건 바로 일요일 티타임일 테다. 매주 일요일 오후, 정확히 네시가 되면 존은 차를 마시자는 이유로 어떤 카페나 레스토랑, 호텔로 끌려나가곤 했다. 존의 취향대로였다면 오후의 티타임은 당연히 차 한잔과 비스킷 약간 정도면 충분했지, 한입거리 샌드위치나 크라상, 색색가지 마카롱과 이상적으로들 말하는 다양한 차같은것까지 포함하는 건 아니었다. 그는 그저 차 한 잔이 필요했던 것 뿐, 하나하나가 20파운드는 훌쩍 넘기고도 남을 ‘오감만족! 마음껏 즐기는 호사스러운 경험[각주:1] 씩이나 바라는게 아니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 아니면 불가사의한 실종이나 난해한 살인 같은 셜록의 사건이라든가 - 있든간에, 일요일 오후에는 오후 티타임이 있었다.

이게 셜록에 관련된 것 중 가장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긴 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했던 나머지, 결국 - 모두 다른, 하지만 어쨌든 비싼 곳들에서 다섯번이나 이어진 오후 티타임 끝에 – 존은 말을 꺼내고야 말았다. 

“우리들, 일요일마다 뭔가 패턴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즐겁지 않았다는 건 아니지만…,
 자네 계속 오후 티타임 핑계로 날 끌고나오고 있잖나. 조금 이상해서.”

“누군가랑 같이 앉아있으면 내가 덜 이상해보일 테니까요.” 
셜록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꾸하며, 선명한 푸른색 마카롱을 베어물었다. 

“당신은 규칙적인 걸 좋아하고, 나도 이런 외출을 즐기고 있으니, 이정도면 서로 만족스러운 절충안이라고 봅니다만.”

“만족스러운 절충안이라,” 존은 그대로 따라할 뿐이었다. 왜냐면, 음, 달리 뭐라 할 말이 있었겠는가?

“우리 둘이,” 셜록은 긴 손끝으로 자신과 존을 번갈아 가리키며 말했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잖습니까.”[각주:2]

존은 눈을 깜박이다가, 얼마 전에 뭔가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을 떠올리며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했었던 건 사라와 데이트하러 나가겠다는 거였고, 그러니까… 
“자네 말은, 왠지 우리가 데이트하고 있다는 것처럼 들리네만.

“아닌가요?” 단 것을 한입 가득 문 채로, 셜록은 진심으로 놀랐다는 듯 반문했다. “뭐가 빠진거죠?”

“그러니까 자네 말은, 이게 왜 데이트가 아니냐는거지?” 존은 물었다.
그는 누가 봐도 명백한 대답을 생각해내려 했지만, 생각나지 않았다. 그들은 함께 밖에 나와있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젠장, 심지어 계산도 셜록이 했군. 스스로도 알아서 물 끓이고 차를 탈 수 있기 때문에 존은 어이없이 비싼 돈을 내면서까지 고급스러운 찻집에 다닐 생각이 없었지만, 셜록은 여전히 그런데 돈을 썼다. 

“솔직히 말하자면, 빠진건 없는 것 같군그래.”

“그럼 됐습니다.” 셜록은 말했고, 쉴 틈도 없이 덧붙였다. 
“블루베리 마카롱 맛있네요, 존. 하나쯤 먹어봐요. 색깔이 정 거슬리면 눈이라도 감구요.”

“고맙지만, 난 이 엄청나게 비싼 차로도 충분할 것 같아.”



+) 
나긋나긋하고 평온한 일요일 오후 두 사람의 짧은 일상.
질척거리지 않으면서도 섬세한 감정표현에, 캐릭터 성격도 잘 살리시는 분이라 내가 참 좋아하는 작가님 중 하나다.
나중에도 차근차근 이 작가님의 다른 (긴!) 글들도 번역할 예정!

아, 명백하게도 일요일 오후 4시 업데이트는 미리 계획한게 맞습니다 맞고요...
지금 이순간, 어딘가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그들을 상상하면서  : ] 



  1. 원래 표현은 'indulgent experience for the senses'지만, 나름 분위기 맞춰 살짝 의역... [본문으로]
  2. "We're two people," + "going out and having fun." 원작 대사 그대로였기에, 번역은 더빙판의 느낌을 살렸다. [본문으로]
Posted by PasserbyNo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