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그 후, 그들은  | Ever After  



총격 1분 후

존은 그대로 멈춰선 셜록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역시 반항과 불안함이 뒤섞인 표정으로 존을 마주보았다.

반항적인 건 후회하지 않아서 그런 걸테고, 불안한 건 내가 어떻게 느낄지 몰라서 그런거겠지, 존은 추리하며 한때는 모리어티였던 그것을 내려다보았다가, 다시 셜록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잘 쐈어.” 그에게 말해주었다.

셜록의 온몸을 휘감던 긴장이 조금은 풀어졌는지, 훨씬 익숙한 ‘내 주변엔 온통 바보들 투성이라니까’ 표정을 지어보였다.[각주:1] “정말이지, 존. 내가 네 기준에서 보면 명사수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바보 천치도 이 정도 거리에서는 잘못 쏠 수가 없을거라구.”

존은 싱긋 웃고는 한 발짝 다가섰다. 총으로 손을 뻗자, 셜록은 아무 말 없이 내주었다. “좋아, 그렇지.” 존은 말했다. “넌 이제 라이프 오브 브라이언을 보는거야.[각주:2] 싫어한대도 난 몰라. 적어도 내가 하는 말 30%는 알아먹을 수 있을테고, 레스트라드와 이야기하던 것도 이해할 수 있게 될 테니까. 너 혼자 못 알아듣는 상황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난 알거든.”

셜록은 도륵, 눈을 굴렸다. “여길 빠져나가야 해.” 그가 말했다. “널 채가려고 무장한 남자 넷이 호텔 근처에서 기다린다 했거든. 놈들이 돌아올지도 몰라.”

존은 고개를 한쪽으로 갸웃, 하더니 그를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아니면, 윗층에서 내 총 챙겨두고 놈들이 어쩌는지 지켜볼 수도 있겠지.”

셜록은 씨익, 웃음으로 답했다.





총격 1시간 후
 
“제발, 더 이상은 누구도 쏘지 마!” 평소보다 날카로운 마이크로프트의 목소리에, 셜록은 귀에 대고 있던 핸드폰을 잠시 떼어놓아야 했다.

“더 이상은 누구도 남아있을 것 같지 않은걸.” 셜록은 대답하며, “존은 완전 효율적이라서 말이지.” 마이크로프트의 팀원 중 한 명이 존의 얼굴에 난 상처를 살펴보고 소독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지루해보이던 존은, 셜록의 시선을 마주하고는 빙글 웃어보였다.

“그런 것 같군.” 마이크로프트가 딱딱하게 대꾸했지만, 셜록의 귀에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는 이 모든 인간들과 이 난리법석인 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끼는 중이었다. 존과 셜록만, 함께, 단 둘이서. 이왕이면 다 벗고, 가능한 빨리.

“우리 갈게.” 그는 마이크로프트와 핸드폰을 빌려준 팀 리더 둘 모두에게 선전포고하듯 말하고는, 확 끊고 돌려주었다. 빠져나가려 했을 때 남자가 팔을 붙들자, 셜록은 버럭 성질을 내며 뿌리쳤다.

모리어티놈에게 시달린 다음까지 거칠게 다뤄지는 상황에 불끈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느끼며 막 쏘아붙이려던 찰나, 미처 보지 못했던 손이 그의 팔에 얹혀왔다. 순간 셜록의 모든 분노는 눈녹듯이 사라져버렸고, 돌아서는 순간에는 심지어 미소까지 짓고 만다.

“갈까?” 존이 물었다.

“아직입니다.” 팀 리더가 끼어들었다. “두 분 출발 수속이 확정되기 전에 몇 가지 정보가 필요해요.” 그리고는 갑자기 다른 쪽에 주의를 돌려 이어폰으로 손을 올리며 저 너머의 무언가를 응시했다.

나란히 서서 기다리다 말고 존이 팔꿈치로 셜록을 쿡, 찌르며 나직하게 말했다. “우리, 비행기 탈 분위긴데.”[각주:3] 

“비행편이라니까, 존. 전에도 말했잖아.”[각주:4] 

“큰소리 칠 입장은 아닐텐데.” 존이 투덜거리더니, “‘박쥐용이야’ 라던 건 어쩌구?” 아까 셜록이 모리어티에게 했던 말을 물고 늘어진다.

셜록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뭐, 뭐든 한마디 해야 했으니까.” 받아쳤다. “그놈도 혼란스러워하길 바랬거든. 나도 그랬으니까.”
 
팀 리더가 돌아왔을 때쯤엔 둘 다 열심히 낄낄거리고 있었다.





그러고도 한 시간이 더 지난 후에야 둘은 도망쳐나올 수 있었다. 적어도 호텔까지 돌아오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셜록은 두 사람의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침대로 향했지만, 어디로 가고 있던 건지 잊어버리기라도 한 듯 도중에 멈춰섰다. 아드레날린 기운은 사라져버리고, 주변 모든 것들로부터 고립된 것만 같은 기분만 남아버렸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바로 이 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 방에 함께 있었다는 게 이해조차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아예 다른 인생인 것만 같았다. 

문이 열리는 달칵, 소리에 돌아서 웃음기 가신 얼굴로 성큼 다가서는 존을 바라보았다. 그저 그를 안고 싶은 마음에 셜록은 팔을 들었지만, 존은 손이 닿지 않을 만큼에서 멈춰섰다. 그러더니 앞으로 다가와 몸을 뻗고는, 두 손으로 셜록의 머리를 감싸쥐고 어루만지며 턱을 따라 조심스럽게 키스했다.  

이어 셜록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귓가로 옮겨가 잘근잘근 깨물고 입맞추다가, 살짝 물러서서 물어왔다. “또 어디야?” 

셜록은 그저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눈가가 따끔거리는 걸 느끼면서. 

“그놈이…?” 존은, 자신의 생각이 향하던 방향과는 반대로 시선을 떨구었다. 

셜록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냐, 그런거.” 말하면서도 그 생각에 몸서리치면서, 생각을 더이상 이어가지 않으려 애써보았다. 

손을 들어 자신의 목덜미 - 모리어티가 핥았던 옆부분에 이어, 이내 목 둘레를 모두 가리켰다. 존은 셔츠 칼라를 젖히더니 그대로 얼어붙은 듯 멈추며 헉, 숨을 들이켰다. 셜록은 그제서야 목을 조르려던 것 때문에 살갗에 손가락 자욱이 남아있을 거란 사실을 기억해냈다. 

불현듯, 짜증스러우리만치 창피해져버린 셜록은 그대로 물러서서 셔츠깃을 다시 여몄다. 

“미안해.” 존이 손을 떨구며 말했고, 셜록은 돌아서서 창가로 다가갔다. 시선을 밖으로 돌렸지만, 무엇도 눈에 담으려 들지는 않은 채 한 손을 창가에 얹으며 기대섰다. 

“아니었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건 정말, 정말 아니었어.” 살갗을 더듬고, 가슴께로 미끄러져 내려가 애무하려 들던 그 손의 감촉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감각 기억이라는 건 지독하게도 강력해서, 지워버리려는 시도조차 허사일 뿐이었다. 분한 마음에 울렁거릴 지경이었다.

“나, 나가 있을까?”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나직한 존의 목소리. “잠시 혼자 있고 싶으면, 괜찮아. 네가 바라는게 뭐든간에.” 

“목욕해야겠어.” 그는 움직이지도, 더이상 입을 열지도 않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잠시 후 존이 나가는 소리에 이어, 욕실에서 물 트는 소리가 들려왔다. 방을 업그레이드하길 잘했어, 그는 생각했다. 지금 그가 원하는 건 그저 샤워하는 것 정도로는 턱도 없었을 테니 말이다. 

물소리가 멎었을 때에서야 그는 돌아섰고, 욕실 문가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존을 바라보았다. 셜록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옷을 벗어 침대 위로 아무렇게나 던져놓았다. 단, 셔츠만은 빼고. 그건 그대로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렸다. 죽었다 깨어나도 다신 입지 않을 게 확실하니까. 속옷만 걸친 채로 욕실로 향하며, 그는 존의 손목을 붙들고 문 안쪽으로 끌고 들어갔다. 

벌써 더운 증기 자욱한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돌아서서, 그는 성급하게 터무니없을만큼 차고 넘치는 존의 옷가지들 쪽으로 손을 휘저어 보였다. 존은 놀라운 속도로 상황을 따라잡았지만, 속옷 허리에 이르렀을 때 그의 손길은 망설이는 것 같았다. 셜록이 흣, 숨을 들이마시고 먼저 벗기 시작했을 때에서야 존은 내키지 않는 듯한 얼굴로 따라 벗었다. 

“미안해.” 그가 말했다. “하지만… 네가 다 벗고 있으니 어쩔 수가 없다구.”

셜록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각주:5] 

“기대하는 건 아냐. 난 그저…” 버벅거리는 존의 말을 뚝 끊으며 셜록이 말했다. 

“목욕, 지금.” 

20여분쯤 지나, 환상적으로 커다란 욕조 안에 몸을 담근 채 발가락으로 더운 물을 틀면서 셜록은 존이 자신을 보지 못했을 때 벌어졌던 일들을 이야기해두었더라면 더 편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앞이 보이지 않았을 때 감정이나 느낌부터 우선 이야기했었던 탓은 아닐지 궁금해하면서; 그 와중에도 집에서 이렇게 목욕해야겠다는 생각이 두뇌 한켠을 스쳐지나갔다. 

든든하게 허리를 감싸안은 따스한 팔을 느끼며, 셜록은 존의 가슴에 파묻히듯 기대어 누웠다.

“네가 아니면, 누구도 날 만질 수 없어.” 확고하게 한 마디 했다. “절대로.” 

“절대 안되지.” 등 뒤에서 되풀이하듯 말하는 존의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소유욕을, 셜록은 어렵잖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존의 입술이 조심스럽게 목덜미를 스치자, 셜록은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주었다. 아래로 이어져 내려가던 입맞춤이, 간절하게 지워버리고 싶던 손가락 자욱이 남아 있는 곳에서 멈췄다. 

“키스마크 어떻게 생각해?” 존이 묻는다. 셜록은, 자신이 선택한 이 파트너의 현명함에 놀라 잠시 말을 잃었다. 물론, 천재인 자신이 그만큼 현명하게 선택한 거기도 하지.

“당연히 영구적인 건 아니지만,” 존이 말을 이었다. “어지간한 멍자욱 정도는 덮어줄만 하거든.” 

“가설로 보나 일반적으로 보나, 내가 그닥 신뢰한다고는 할 수 없지.” 셜록은 대답했다. “하지만 지금, 그런 목적으로라면, 난 고맙겠는걸.” 

무슨 목적인지 잘 알고 있기에, 존의 행동으로 흥분하게 될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존이 목덜미를 빨아올리기 시작하자, 그의 몸은 확연하게 반응을 보였다. 고개를 반대편으로 기울여줄 때가 되자, 셜록은 존의 두 손을 자신의 가슴께로 끌어올렸다. 

“진심이야?” 존이 그의 살갗 위로 가쁜 숨을 뱉어냈다. “너무 무리하지 마, 네가 시간이 필요하다면 괜찮으니까.” 두 손은 셜록이 끌어올린 그대로, 그저 얹어두기만 한 채로. “별거 아니었다고 말한 것도 알고, 우리 둘 다 훨씬 더한 걸 많이 봐왔던 것도 알아. 하지만 이번에는 너니까, 셜록. 넌 다른 누구와도 같지 않은걸.” 

셜록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어느 정도는, 혼자 있고 싶은 걸, 아예 닿기조차 싫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가 아끼는 코트처럼 자신을 보호해주던, 고독이라는 익숙한 방어벽 속에서 늘 혼자였으니까. 

하지만 셜록은, 모리어티가 이 순간을 앗아가게 두고 싶진 않았다. 자신에게서도, 존에게서도. 기다려 봐야 좋을 게 없는 셈이다. 

“너 뿐이야, 존.” 그는 확실하게 답해주었다. “오직 너 뿐이야, 내 평생.” 이제는 수줍어할 필요도 없었다. 

등 뒤의 존이 굳어지는 걸 느끼며, 셜록은 쓸데없이 많은 말을 해버린 건 아닌지 잠시 의아해졌다. 

“나, 지금 네게 키스해야겠는데. 괜찮겠어?” 존이 묻는다. 셜록은 고개를 돌리며 얼굴을 들었다; 존의 키스를 받아들이며 눈을 감고, 반기듯 입을 벌렸다. 참지 않고 팔을 들어 존의 목을 감싸안으며,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넣어 가볍게 어루만지면서. 

경이로운 키스였다; 깊게, 서로를 탐구하고 서로에게 답하는, 확인과도 같은 키스였다. 그렇게 조금 후, 각도가 어색했기에 셜록이 몸을 돌리려 하자, 존이 차츰 물러났다; 셜록의 입술을 차지했던 걸, 짧은 입맞춤으로 부드럽게 바꾸어가며 조금씩 사이를 두고서. 말을 할 수 있을만큼 멀어졌을 때 그가 속삭였다. “이따가.” 

휴, 한숨을 내쉬긴 했지만 셜록은 고분고분히 그의 말에 따라 원래대로 돌아앉았다. 존의 오른쪽 어깨에 머리를 얹으며, 그에게 다시 한번 온 몸을 기대 누웠다. 둘의 키 차이를 감안하면 사실 반대 위치인게 훨씬 잘 맞기야 하겠지만, 지금 당장 위로가 필요한 건 셜록이었고 그는 존에게 의지하는 게 전혀 부끄럽지도 않았다. 

존이 뭔가 하는 모양이다. 그는 가만히 누워 눈을 감은 채 생각했다. 달칵, 뚜껑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부드러운 무언가가 그의 쇄골을 따라 움직였다. 클렌징 제품을 묻힌 스폰지로군, 알아차리고는 향을 맡아 보았다. 흥미로운데. 존은 셜록이 보통 쓰던 게 아닌, 자신이 쓰는 샤워젤을 묻힌 거였다. 선반 바로 옆에 놓여있다는 걸 뻔히 아는데도. 그냥 습관적으로 그걸 고른 걸까, 아니면… 셜록은 다시 한번 숨을 들이마셨다. 아니, 확실히 의도적인 행동이었던 거다. 바로 존이 떠오르는 향이다. 그 향기에, 셜록은 안전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Artwork by 하이지달
 

그의 가슴께를 둥글게 문질러주던 스폰지가 차츰 아랫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존은 다시금 셜록의 목덜미를 따라 키스하기 시작했다. 아까보다는 부드럽지만, 여전히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스폰지가 유두를 가볍게 스쳐가는 순간, 도기질 욕조에 닿아있던 발가락 끝까지도 반응해버릴 만큼… 너무도 좋은 느낌. 

존은 스폰지를 양 손으로 바꾸어 쥐어가며 셜록을 씻겨주었다. 그의 손을 들어서는 손가락을 따라 사이사이까지 닦고 손바닥을 둥글게 문질러 준 후 손목을 따라 팔꿈치 안쪽의 민감한 살갗까지 위로 따라 올라가며 닦아주었다. 항상 부드럽긴 하지만 간지럼태우는 게 아닌, 부드럽게 풀어줄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힘을 주어 누르면서. 

가슴으로 되돌아와서는, 한쪽 유두 위를 조금 더 힘주어 문지르더니 다른 쪽으로 옮겨가는 손길에 셜록은 흣, 짧게 숨을 멈추어야 했다. 이어 그의 손이 아래로 내려갔지만, 허리께에 이르렀을 때쯤 존은 스폰지를 물 위에 놓아두고는 두 손을 위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순간, 모리어티에 대한 생각들; 사실, 모든 생각들 전부가 날아가버렸다. 존이 엄지손가락으로 그의 유두 양쪽을 동시에 문지르며 번갈아 어루만져주었기 때문이다.

셜록은 자신의 몸이 분명하게 반응하는 걸 느낄 수 있었기에, 눈을 떠 그 손을 내려다보았다. 존의 손일수밖에 없는, 와닿는 바로 그 순간 천가지 중에서도 분명히 구별해낼 수 있는 손길이었다.

고개를 돌리며 눈을 들었을 때, 존 역시 자신을 마주보고 있었다. 셜록은 그 시선이 살갗 위로 내려앉는 걸 느끼며 눈으로 좇았고, 그러쥐고 애무하는 존의 손길에 단단하게 도드라지는 자신의 유두를 바라보았다. 존의 손가락이 둥글게 어루만지며 문지르는 광경을 바라보고, 존 역시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안다는 것에 하반신에 열기가 몰리는 걸 느꼈다. 

마침내, 셜록은 욕조 가에 닿은 발 끝을 웅크리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야 말았다. 그러자 존이 왼손을 아래로 내려 셜록의 몸을 옆으로 살짝 옮기며 고개를 기울여서는, 몸을 굽히고는 키스해왔다. 갈구하듯 깊게.

공격적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평소보다 강렬한 것만큼은 분명했다. 모리어티가 셜록의 ‘완벽한 상대’라 공언한 것 때문에,[각주:6] 존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으려 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 셜록이었다. 자신이 얼마나 잘 알고, 신체적인 반응 하나하나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그에게, 셜록은 저항하지도, 주도권을 잡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키스에 답하며 존이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도록 두었던 거다.

몇 분이 흘렀을까, 존의 손길이 보란듯 아래로 향했고 곧바로 셜록은 키스하기에도 벅찰 만큼 숨이 차올랐다. 억누르거나 참으려 하지도 않고, 어떤 말이든 그저 흘러나오게 두었다. 존이 여기 있으니까. 모리어티는 죽었고 둘은 살아 남았으니까. 그는, 존을 사랑하니까. 존은 완벽하진 않지만, 셜록에게는 완벽했다. 셜록에게는, 어느 모로 보나 틀림없이 완벽한 사람이었다. 





총격 1주 후
 
“넌 어떻게 했을까?”

그 물음에 존은 신문 위로 고개를 들었지만, 셜록은 그가 아닌 노트북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상자에서 퐁 튀어나올 준비중인 인형처럼[각주:7] 의자 위에 무릎을 세워 웅크려 앉은 채로. 

“뭘 말야?” 존이 물었지만 셜록은 대꾸하지 않았다. 평소 그대로다. 

존이 알아듣기야 했지만, 셜록은 실제로 입 밖으로 내려 들지 않았다. 그저 이런 식으로 뜬금없는 질문을 불쑥 던지고는 다시 피해버리고 마는 거다. 존은 휴, 한숨을 내쉬었다. 

“뭐, 난 그놈 목을 꺾어버렸을걸. 쏘는 대신에 말이지.” 그는 말했다. “그게 질문도 덜 받을테고.” 

셜록은 홀린 듯한 표정으로 시선을 들더니, “그냥 목을 꺾어버릴 수 있어?” 되물었다. “정말?” 

존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조심스러운 방법보다는 충격 요법이 분명 더 효과적인 모양이다. 

셜록은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이 손을 훑어보더니 다시 얼굴로 향한다. “이리 와, 존.” 말하는 그의 눈은, 존의 맥박까지 빨라지게 만드는 예의 그 눈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와, 지금 당장.” 

딱히 존이 의도했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 존이 거의 잠들어갈 무렵, 어둑어둑해지는 침실 가운데에서 셜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회하지 않아.” 그가 말했다. 

존은 잠이 확 깨어버렸지만 숨소리를 느리게 고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안한다는 거 알아.” 

“다시라도 했을 거야.” 

존 역시 그러리라 생각했기에 그대로 대답했다. “당연히 그랬겠지.” 

꽤나 오랫동안 조용했기에, 존은 이대로 이야기가 끝난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넌, 지금 내가 다르게 보여?” 

휴, 한숨을 내쉬며 존은 돌아누웠다. “그랬다면 내가 위선적으로 구는 것밖에 더 되겠어?” 

“그런걸 물어본 게 아니잖아.” 

“그렇다면, 아닌데.” 존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네 스스로 하고 싶은 게 아닌데도 뭔가를 옹호하려 들 거라고는 생각 안해.” 

“그런 식으로 따지면, 스위치를 직접 내리고 싶은 게 아니면 사형에 찬성하면 안되겠네.” 셜록이 대꾸했다. “아니면 돼지를 직접 잡을 수 없으면 베이컨도 먹으면 안되겠지 – 제대로 된 아침 한끼[각주:8] 먹자고 모든 사람들이 돼지를 잡아야 하는 건 아냐. 하지만 직접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넘길 수조차 없다면, 그걸 다른 사람이 자길 위해 해주길 기대해선 안되는 거잖아.” 

셜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 말이 허울만 좋은 주장이라는 걸 알아야 해.” 존은 끊임없이 말을 이어갔다. “모리어티가 감옥에 갈 일은 없었을 거야. 네가 놈을 죽이지 않았다면, 내가 죽여버렸을 거라 확신할 수 있어. 아니면 마이크로프트의 몫으로 남겨졌겠지.”

그는 한 손을 뻗어 셜록의 어깨에 얹으며 말했다. “넌, 그걸 직접 했잖아. 난…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해.”

“놈은, 그건 자기가 할 만한 짓이라고 했어.” 셜록이 지적하자, 존은 그게 문제의 핵심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게 바로 셜록의 머릿속에 남아 게임을 그만두게 만들었던 생각이었던 거다. 모리어티놈이 의도했던 그대로일게 뻔하다.

“그게 사실일지도 모르지.” 존은 대답했다. “하지만, 놈이라면 그런 다음에 잠을 설쳤을까?”

“난 잠 설친게 아냐.” 셜록의 말투에서 방어적인 구석이 느껴졌다. “원래 많이는 안 잔다구.” 

존은 논리있게 생각을 모아보려 애썼다. “그러니까, 영화에서 보면, 나쁜 놈들은 늘 마지막 순간에 총을 뽑아들잖아. 덕분에 주인공은 항상 기적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모든 건 정당방위였다고 해명하곤 해.” 말하던 중, 전우들과 옥신각신하다 맥주를 네 잔쯤 들이키고 난 다음이면 버럭, 성질내곤 했던 무한 논쟁거리 중 하나 - ‘한 솔로가 먼저 쐈다니까’[각주:9]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현실에선 안 그렇지. 가끔은 어려운 선택을 해야만 할 때가 있고, 그런 다음에도 그걸 떠안고 살아가야만 하거든.” 

그 말투에서 무언가가 셜록의 주의를 끌었는지, 그가 고개를 돌려 존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너한테 물어보지도 않았었군.” 스스로에게 실망이라도 한 듯한 말투였다. “그 집을 감시하던 놈들… 셉… 헬렌… 넌 괜찮은 거야?” 

존은 얼굴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당연히 괜찮지.” 하지만 그는 시선을 피하며 바로 누웠다. “모조리 적이었어. 다들 무장한데다 위험하기도 했고, 하나같이 나와 내 목표물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구.” 

“그건 나겠군.” 

“그건 너지.” 좀 나았다. 셜록보다 중요한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 생각에 존은 잠시 멈칫했다. 어쩌면 자신의 습관적인 인내가 지금 셜록에게는 도움이 안 되는 걸지도 모른다. 존은 휴, 한숨을 내쉬었다. 셜록에게만큼은 거의 모든 면에서 비밀이 없다시피했지만, 이것만큼은 보통 비밀로 해두는 주제였으니까. 

그는 한 팔을 들어 손가락으로 셜록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그 여자에 대해서는 좀 그래.” 결국 시인하고 말았다. “어리석지. 해리라면 제대로 한소리 했겠지만, 어쩔 수가 없더라구.” 

셜록의 시선이 그에게 머무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여자, 그 집에서 제일 먼저 쐈던 사람이었어? 셉이 찾으러 나가게 했던 사람 말야.”

존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여자도 무장했었잖아?” 셜록은 확인하듯 되물었다. 

“아, 그럼.” 존은 그 여자가 놀랄만치 커다란 리볼버를 꺼내들고 자신의 머리를 겨누던 걸 떠올렸다. 정말 빠른 손놀림이었다. 

“그대로였다면, 그 여자가 널 죽였겠지?” 

“확실히 그랬겠지.” 

셜록은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존은 다시금 한숨을 내쉬며, “난, 그냥 움직일 수 없게만 할 수도 있었어.” 이어 말했다. “어깨를 쏘고 총을 뺏는 거지. 거의 그럴 뻔 하기도 했고.” 

“그런데?” 

“얼마나 더 많이 있을지 몰랐고, 난 나 혼자였어. 부상당한 적이라 해도 잠재적으로는 위험해. 경보를 울릴 수도 있고, 쓸만한 다른 무기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위험요소인데다 확률도 너무 높았어.” 

셜록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셉은?” 

존은 흥, 코웃음쳤다. “아, 그놈 때문에 잠을 설칠 일은 없을걸.” 대꾸하고는, “소름끼치는 새끼.” 잠시 멈칫했다. “미안.” 

“아냐, 딱 맞는걸.” 셜록의 말에 감정이 실려 있었다. “그놈, 네 열혈 팬은 아니었거든. 자기가 모리어티의 의사 선생이라고 하던걸. 널 의식해서.” 

“그놈의 의사 선생이라구? 정말? 그거… 섬뜩한걸.” 

“그러게.” 셜록이 대답했다. “우리 관계를 가지고 화를 내더군. 네가 기어오르는 거라면서.” 

존은 씩씩거리며, “그냥 질투하는 거겠지.” 말했다. “게다가, 그놈이 사라져버려도 모리어티는 거의…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던걸.”

셜록이 아무 말도 없자, 존은 다시 돌아누워 그를 바라보았다. 셜록은 여전히 천장만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살짝 긴장이 풀어진 것처럼 보이긴 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존에게 미소지어보였다. 

“정말 그래, 그렇지?” 그가 말했다. “셉은 모리어티에게 충정을 다했는지도 모르지만, 반대로는 전혀 아니었어.” 셜록은 서로 마주보는 자세로 돌아누워서는, 팔을 뻗어 존의 허리를 부드럽게 감쌌다. “네가 셉과 비슷하지 않은 것처럼, 나도 모리어티와는 같지 않아.” 

그는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총격 3개월 후

“너, 또 내 가슴을 쳐다보고 있어.” 셜록은 노트북으로 타닥타닥 타이핑하며 한마디 했다. “이유라도 있는거야?” 

부엌 문가에 기대선 채 멍하니 찻수건으로 머그를 닦다 말고 그대로 얼어붙는 존을, 곁눈질로도 놓치지 않는 셜록이다. “미안.” 존이 입을 열었다. 

셜록은 시선을 들고, “한주 내내 몇번 그랬잖아.” 차분하게 말했다. “그리고 네가 지난 5분동안 그 머그에서 닦아내려는 게 뭐든간에, 지금쯤은 아예 없어졌거나 원래 있었던 걸거야.” 

존은 손에 쥐고 있던 컵에게 배신이라도 당한 것처럼 내려다보더니,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셜록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린 채로 가만히 기다렸다. 

존은 꿈지럭거리더니, “알았어.” 머그를 내려놓고 의자로 향하며 말했다. “네가 가슴에 피어싱을 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었어.” 

셜록은 움찔했다. 존이 아니면 거의 그러지도 않지만. “내가 그걸 왜 하고 싶어야 하는데?” 

“너 엄청 민감하잖아.” 존은 콕 집어 설명해주었다. “그게… 자극적일수도 있잖아. 그게 내겐… 어느 정도는 매력적이기도 하고.” 그리고는 시인하듯 말했다. “내겐 그 정도가, 네게 뭔가 끼워줄 수 있을 유일한 방법일걸.[각주:10] 넌 결혼할 타입도 아닌 것 같으니까.” 

셜록은 얼굴을 찡그렸다. 

“걱정 말라구.” 존이 이어 말하고는, “그냥 생각해본 것 뿐이니까.” 빙글 웃는다. “나한테 크리스마스 선물 뭐 할지 모를 때를 대비해서 기억해두면 되잖아.” 

셜록은 데굴, 눈을 굴렸다. “내 몸을 훼손하지 않아도 될 만한 - 적절한 걸 떠올릴 자신 정도는 있어.” 





일주일 뒤, 셜록은 시체 안치소로 향하던 중 불현듯 그 대화를 떠올리고 말았다. 존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이상한 시술을 받을지를 진짜 고민하고 있는건가? 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어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내며 발걸음을 빨리 했다. 어이없다니까. 

검시 테이블이 보이는 관찰 창문 앞을 지나치는 순간, 셜록의 걸음이 살짝 불안정해졌다. 

보이는 대로는 아냐, 그의 마음이 재빨리 속삭였다. 존이 여기서 만나자고 했고, 자신이 올 것임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뿐만 아니라, 충직함은 존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 중 하나 아닌가. 절대 바람을 피우지 않을 테니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 중 무엇 하나도, 아랫방에서 부둥켜 안고 있는 존과 몰리를 바라보는 순간 불편해지고 마는 셜록의 심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가 바라보는 순간 존이 살짝 물러서긴 했지만, 이내 몰리의 뺨 근처로 손을 올려서는 귀 뒤로 머리카락을 매만져 준다. 셜록은 이가 부득, 갈리는 걸 느꼈지만, 휙 돌아서서 가버리려는 처음의 충동만큼은 자제했다. 

대신 그는 쭉 가서 계단을 내려가 모퉁이를 돌아서는, 평소대로 신중하게 무표정을 유지한 채로 갑자기 문을 쾅, 소리나게 열어젖혔다. 

존이 돌아보더니 그에게 미소지어보였지만, 몰리를 안은 팔을 풀지는 않았다. “그놈은 심지어 셜록까지도 속였잖아요.” 그는 몰리에게로 다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우리같은 한낱 일반인들이 뭘 어쩔 수 있었겠어요?” 

또 이건가. 대체 이 여자, 극복할 생각같은 건 없는거야? 

존은 한발짝 물러서서 그녀의 어깨를 붙들고 “괜찮아요, 고개를 들라구요.” 말해주었다. “아무도 당신을 탓하지 않아요.” 그리고는 여전히 몰리의 어깨에 한 손을 얹은 채로 셜록에게로 돌아서서 묻는다. “그렇지, 셜록?” 

셜록은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다시 다물었다. 그는 숨김없이, 순수하게 걱정만 가득한 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머릿속에 있는 말들을 있는 그대로 내뱉었을 때 저 얼굴이 어떻게 구겨져버릴지를 상상했다. “그럼요.” 그는 말했다. “아무도 당신을 탓하지 않아요, 몰리.” 





그는, 그날 오후 느지막히 존이 부엌에서 부시럭거리며 돌아다니다 말고 반대쪽 의자에 앉을 때까지 자기 의자에서 생각에 빠져 있었다.

“말을 해.” 그가 따지듯 물었다. “이번에는 뭣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건데?”[각주:11] 

셜록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 “정말이지 존, 어디에서 그런 상스런 표현을 배워온거야?” 그가 물었다.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봤어.” 

존은 갸웃, 한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바로 나한테 이야기할 거야, 아니면 침실까지 끌고 가야 하는거야?” 그가 묻는다. 말투로 보니 같이 자자고 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존은 중요하거나 어려운 대화 주제들은 침실에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나름의 이론을 가지고 있었다. 가급적 자주, 가능하면 벗은 채로. 그래야 둘 중 누구도 발끈 화를 내면서 너무 빨리 뛰쳐나가버리지 못할 테니까.

셜록은 얼굴을 찌푸렸다. 이야기라. 관계라는 것에서 그에게는 매우 불리한 부분이다. 하지만 존은 절대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는데다, 실제로도 몇 번이고 그를 앉혀둔 채 일어서지도 못하게 했었다. 존이 놓아주려고 하지 않는 한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따위 있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하지만 지난번에는 그의 주의를 흐트러놓는 데 성공하기도 했었지, 셜록은 생각했다. 무력한 그의 모습을 보는 게 존의 어딘가를 자극하는 게 확실했다. 존은 거의 항상 셜록이 안는 것에도 완벽하게 만족하는 것 같았는데, 이상한 일이다. 흥미롭군. 그는 나중에 숙고해볼 수 있도록 이 생각을 저장해두기로 했다. 

“넌 양성애자야.” 그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도 알아.” 존의 대답에, 셜록은 눈살을 찌푸렸다. “미안.” 존이 덧붙인다. “계속해봐.” 

“즉, 너는 남자와 여자 양쪽 모두와 섹스를 즐긴다는 거고.” 

존은 이상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더니 “더이상은 아냐.” 지적하듯 대꾸했다. “지금은 오직 너하고만 섹스하는걸.” 

“하지만, 여자가 생각나진 않아?” 셜록은 물었다. “그러니까, 여자랑 하는 거 말야. 네 성적 정체성이 네 본성 중의 일부분이라면, 언젠가 다시 원하게 되지 않을까?” 

존은 놀란 듯한 표정이었다. 조금은 상처받은 것 같기도 하고. “절대 널 두고 바람피는 일은 없어, 셜록.” 그가 말했다. “너도 잘 알텐데?” 

셜록은 팔을 저어보였다. “어이없게 굴지 말라구, 존. 당연히 알지.” 

“그럼 뭐가 문제야?”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존이 물었다. 

조금 꺼림칙한 기분을 느끼며, 셜록은 말했다.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아.” 

그저 말끄러미 그를 바라보고만 있는 존에게, 셜록은 어색하게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날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구.” 그는 마지못해 시인했다. “난, 네가 그런걸 원하는 것조차 싫어.”  

“맙소사!” 존이 외마디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네 소유욕은 아예 차원부터 다르구나, 안그래?”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네가 같은 공간에 있을 때면 다른 사람은 거의 눈에도 들어오지 않아; 네가 아닌 것에 집중하려면 내 모든 기운을 쏟아야 할 정도라구. 장담하건대 범죄 현장에서는 완전 어색해보일걸.” 
 
“내가 같은 공간에 없을 때는 어떤데?” 셜록은 몰리와 있던 장면을 떠올리며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존은 발끈, 쏘아붙이더니 “그럼 아마, 우리가 용의자를 추적하는 내내 네 엉덩이를 바라보며 감탄하는 중이겠지.” 덧붙였다. “미안, 둔부라고.” 

셜록은 눈을 굴리며 대꾸했다. “이젠 나도 ‘엉덩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존.”[각주:12] 

“어째서 이 문제가 생긴건데?” 존은 물었다. “지난주에 앤디랑 마주친 것 때문에 그래? 아, 그건 아니겠군. 여자라고 했으니…” 

존이 생각하고 있는 중이란 건 분명했지만, 셜록의 관심은 존의 전 애인을 언급한 시점에서 이미 흐트러져버렸다. 존의 전 애인 중 하나겠지. 그들과 마주쳤을 때 술집의 절반 이상을 웃게 만들 정도로 말도 많고 외향적인 성격의 남자였다. 불운하게도 아웃팅당해버리긴 했지만. 

짧은 금발에 갈색 눈, 근육질에 지나치게 똑똑하지도 않았다. 셜록 홈즈와 비교했을 때 다른 점들만 보면 그렇다는 거다. 그는 존 왓슨을 낚은 남자는 운 좋은 놈이라며 큰 소리로 떠들어댔고, 셜록이 준비하고 있던 신랄한 인물 평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존이 그를 문 밖으로 밀어내다시피 집으로 데려갔다.  

그때 뱉어내지 못한 말들이 여전히 마음에 맺혀 있었다. “어떻게 네가 그런 남자와 사귀다 나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가.” 셜록이 이제야 항의하자, 존은 움찔 놀랐다. “그놈은 바보잖아.” 

존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사람 건축가야, 셜록. 전혀 바보가 아니라구.” 

“그놈이 널 떠나보냈잖아, 안그래?” 그걸로도 거의 확정적인 거나 다름없다. 

“자의는 아니었지.” 존의 말투에서는 후회하는 기색이 없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 “그러니까, 앤디가 문제야? 아니면, 널 괴롭히는 다른 게 있는거야?” 

셜록은 발끈하며 대꾸했다. “이야기하고 싶어했던 건 내가 아니라구.”  

“아니, 덩치만 큰 병아리마냥 곱씹고 있던 게 누군데.” 존이 쏘아붙였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셜록. 생각하고 있는게 있잖아, 그러니까 그냥 말을 하라구.” 

“난 너만큼 섹스를 원하진 않아.” 

존은 순간 그대로 굳어버렸다. “불평하는 거야, 아니면 그냥 의견이야?” 

“후자야.” 

“그러니까, 넌 지금 우리 사이가 불만족스럽진 않다는 거지? 내가 너무 과하게 요구한다거나, 내가 떨어져나가길 바라는 건 아닌거지?” 

“그런 건 아냐.” 

존은 미소를 지으며, “그럼 됐어.” 말을 이어갔다. “그럼, 넌 나보다 성욕이 적다는 거지. 딱히 놀라운 소식도 아니네. 네가 하고 싶을 때면 나만큼이나 열정적인 것 같았으니까. 이 정도면 정확한 표현이겠지?” 

“응, 확실해. 하지만 넌 항상 원하는 것 같더군. 난 사건을 맡고 있을 때 주의가 흐트러지는 건 싫거든. 가끔씩은 그저 바이올린만 켜고 싶기도 해. 아니면 키스라든가. 난 키스하는 게 좋고, 가끔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나 그쪽으로 가도 될까?” 존이 물었다. “지금 당장 너한테 키스하고픈 강력한 충동을 느끼는 중이라서 말이지.” 

셜록은 씩 웃었다. 다시 대화가 이어지는 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려야 했지만. 이때쯤에는 둘 다 소파로 옮겨 몸을 뻗고 한데 누워 있었다.  

“항상 내가 안고 싶어하는 건 어때?” 존이 목덜미를 타고 내려가며 키스하는 동안 셜록이 물었다. “네가 하는게 더 그립진 않아?” 

존은 그의 살갗 위에 빙글 미소를 그려내더니 고개를 들었다. “젠장, 난 상관 없다구.” 그가 말했다. “거꾸로든, 옆으로든, 아니면 천장에 매달아두든간에, 그게 내가 안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난 그렇게 했을거야.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셜록은 미심쩍다는 듯한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보다가, 이내 그 생각을 떨쳐버렸다. “지금은 그렇게 느끼겠지.” 그는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오랫동안 함께할 거라면…” 

“우린 그럴거야.” 존은 중간에 가로막으며 다시 그에게 키스했다. 

셜록은 비어져나오는 미소를 감추었다. 너무 쉽다니까.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그립지 않겠어?” 

존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모르지. 다른 곳에서 찾으려 들만큼 그립진 않을거야. 그건 약속할 수 있어. 그게 문제가 된다면 그때 이야기해보자. 알았지? 젠장, 아마 나보다 네가 먼저 알 테지.” 

그는 다시 고개를 숙이더니, 이번에는 셜록의 입가에 키스하며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셜록은 생각들이 슬쩍 빗겨나가는 걸 느꼈지만, 이내 존이 다시 물러났다. 

“그러니까, 내 과거에 대해서나 앞으로 내가 원할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어.” 그가 말했다. “우리가 서로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괜찮을 테니까.” 

셜록의 얼굴에서 수긍하는 기색을 찾을 수 없었는지, 존은 말을 이어갔다. “네가 이럴 거라면, 난 몇년 후에 네가 뭘 원할지 너도 모를 거라고 이야기해줘야겠는걸.” 

간단하지만 모호한 말에 셜록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고, 존은 그런 그를 빤히 응시했다. “내가 지지한다는 건 아니지만, 과학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나 말고 다른 사람과도 섹스해봐야 하지 않겠어?” 그가 묻는다. “다른 남자랑? 여자라든가? 더 많은…” 

“그만!” 셜록은 역겨움을 느끼며 대꾸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어.” 존을 끌어당겨, 두 팔로 꽉 감싸안았다. “너 아니면 누구도 안돼, 존.” 존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절대로.” 

몇 분 후, 그는 존의 요구를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뭐; 정확히 말하면 요구가 아니라 흥미의 표현이겠지. 이건 미연에 방지하고 명백한 문제점들을 확인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다. 

“내 셔츠들 딱 붙는데.” 존을 끌어안은 팔을 조금 풀어주며 말하자, 그가 팔꿈치로 기대며 몸을 세웠다. 

“알아.” 그는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셜록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피어싱하면 드러나 보일거야.” 

그의 설명에, 존의 미소가 더 커진다. “그렇겠지.” 

아. 예상과는 달리 제지하려 들지는 않는군그래. 셜록은 확실히 문제라고 느꼈던 것들을 재분류해 넣기로 했다. 

“난 낯선 사람이 날 만지는 게 싫어.” 

존은 한쪽으로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말했다. “할 수 있을 만한 의사를 모르는 게 유감이네.”  

셜록이 잠잠해지자, 존은 히죽거리더니 다시 그에게 키스했다. 

그 생각이 셜록의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맴돌았다. 여전히 그는 막연한 불편함을 느꼈다. 존에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그들 관계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하면 좋겠지만, 그런 상황이 무기한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거다. 존이 얻는 것보다 포기하는 게 더 많아 보였고, 그거야말로 모두 잘못된 거였다. 사건에 훼방을 놓거나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으면서 존이 원하는 뭔가가 있을 테다. 

아까 미뤄두었던, 반쯤 잡힌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그는 입술이 풀려날 때를 기다려 물어보았다. “날 제압하는 걸 즐기는 것 같던데?” 

존은 움찔, 놀란 듯 그에게서 내려가려 했다. 셜록은 다시 그를 잡아 끌었다. “지금 말고.” 그가 말했다. “명백하잖아.” 

“지난번에, 네가 내 입을 열게 만들려던 때를 생각하고 있었거든… 아, 너도 기억하는 것 같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존을, 셜록은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동안, 존의 얼굴을 한번 볼 수 있다면 그의 모든 판타지들을 알아낼 수 있을 거라 전적으로 확신하고 있었더랬다. 하지만 실제로는 놀라우리만치 어려운 일이었다. 어쩌면 개인적인 관계가 방해되는 걸지도 모른다. 

어쨌든, 존은 기꺼이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 같았다. “마사지 기억나?” 그가 물었다. “아니, 대답은 됐어. 넌 당연히 기억하겠지.” 셜록이 채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말을 이어갔다. “어느 시점에선가 몸을 뻗어 침대 머리맡을 잡았던 거, 기억나지?” 
 
“내 손 위로 네가 손을 얹었었지.” 셜록은 회상했다. “네가 날 눌러놓는 것 같았어.” 

존은 살짝 창피해하는 것 같았지만, 흥분만큼은 감추지 못했다. “정확해.” 그가 말했다. “가끔은…” 그는 어떻게 말을 이어갈지 고민하는 것 같았지만, 이내 심호흡하고 다시 시도했다. “가끔은, 널 묶어두는 생각을 해.” 셜록의 반응이 걱정되는 듯 존은 고개를 푹 숙였지만, 이내 조심스럽게 눈을 들었다. “하지만 자제력이라는 게 네겐 정말 중요한 문제라, 그런 말을 꺼낼 생각은 없었어.” 

셜록은 왠지모를 불안함을 느꼈다. 이런 류의 것들과 관계된 사건을 맡았었기에, 대부분 꽤나 고통스러워보이던 - 다양한 장비들이 머릿속에서 슬라이드쇼처럼 펼쳐졌다. 다시금 피어싱 주제로 되돌아갈까 싶은 유혹마저 느낄 정도였다. 

“널 다치게 하긴 싫어,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게 그런거라면 말이지.” 존이 재빨리 덧붙였다. 

“그럼 뭔데?” 셜록은 그간 숨겨왔던 걱정보다, 안도감을 더 효과적으로 감추려 애쓰며 물었다. 

존은 반쯤 웃어보이더니, “네가 결박된 채 무력해지길 원해.” 셜록의 손목을 감싸쥐고 머리 위로 올려 그대로 잡아보이며 말했다.  

“난, 내가 원하는 어디든,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원하는 만큼 널 만질 수 있길 원해.”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고, 이제는 다른 손목마저 잡고 있었다. 

“난, 널 쉽게 제압해버려서 날 멈출 수도 없게 되길 원해.” 잡고 있던 손목 역시 위로 올려 한데 잡고는, 이제 무릎을 꿇고 셜록 위로 타고 앉는다. 

“난, 네가 다른 모든 것들에서부터 관심을 끊고 오직 나에게만 집중하기를 원해.” 그는 셜록을 바라보았다. 셜록이 존을 종종 바라볼 때와 같을 거라 상상하던, 소유욕과 소유자로서의 자부심이 가득 담긴 바로 그 눈빛으로. 

“난, 네 세상 전부가 되길 원해.” 그가 말했다. 

셜록은 마른침을 삼키며, 집에서 늘 봐오던 모습보다 더 진지한 - 의사보다 군인에 더 가까운 존을 올려다보았다. 

“생각해 볼게.” 

“나도 그럴게.” 대답하고는, 존은 떨리는 숨결을 내뱉으며 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었다. 다시 누웠지만, 이번에는 셜록 바로 위가 아닌 옆으로, 소파 등받이 사이로 끼어들다시피 했다. 예전에, ‘키스만’ 하자던 제안을 지키던 것처럼. 

5분 정도 식힐 여유를 준 후, 셜록은 옆으로 돌아누워 예의 그 계획에 착수하기로 했다. 잘 되어가고 있었으니까.  

“고백할게 있어.” 존은 잠시 후 시인했다. 셜록의 턱을 따라 그의 말이 스쳐갔고, 대답도 기다리지 않았다. 

“나도 키스하는 거 좋아.” 이번에는 셜록의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였고, 그의 더운 숨결로 흥분이 둥글게 퍼져나갔다. “사실, 정말 좋아. 내겐 중요한 거거든; 사람들이 키스하는 걸 영화 예고편처럼, 메인 이벤트 전까지만 으레 하게 되는 것처럼 취급하는 게 싫어.” 

셜록은 깜짝 놀랐다. “그럼, 키스 금지령 내린걸 후회했었겠네.” 존의 입맞춤이 목덜미를 따라 내려가자, 고개를 뒤로 젖히며 말했다. 그에게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떠올려 보면, 못하고 있는게 뭔지 더 잘 알고 있었을 존에겐 더 나빴을 게 분명했으니까. 

“그만큼의 가치는 있었어.” 그가 대답했고, 셜록은 되묻듯 작은 소리를 흘려냈다. 

“사실은, 그것도 이유 중에 하나였지.” 셜록의 목을 따라 가볍게 깨물며 존이 설명했다. “부족하다는 것 때문에 나중에는 네가 더 애타하길 바랬었거든 - 단걸 먹으면 안된다고 했던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면 완전히 설탕 중독자가 되는 것처럼 말야.” 

이제 그는 다시 돌아와 셜록의 입술을 다시 한번 헤집으며, 혀끝으로는 셜록의 혀를 따라 애무했다. 놀라우리만치 친밀한 느낌이었다.  

그가 물러나 다른 쪽 귓가로 옮겨가기 시작했을 때에서야, 셜록은 마침내 그의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 내가 실험이었던 건가?” 그는 미묘한 자부심을 느끼며 물었다. 아직 존에게서 과학자로서의 면모는 이끌어내지 못했었으니까. 

“그냥 실험이 아냐.” 존은 약속했다. 귓불을 입으로 빨아올리고는 다시 놓아주면서. “넌,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실험이니까.”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 셜록은 그에게 씨익 웃어보였다. 

“당연히 그래야지.” 그가 말했다. 





총격 4개월 후

“아까 그놈 얼굴…” 존은 숨을 헐떡였다; 아무리 잘 단련되어 있다 해도, 낄낄거리면서 달리는 건 꽤나 힘든 조합인 탓이다. 

셜록은 열쇠로 열려고 들지도 않은 채 문간에서 그에게 기대서서는, “그만, 존.” 사정하다시피 한마디 한다. “숨을 못 쉬겠다니까.”

존은 무릎에 손을 얹으며 몸을 굽혔다. “그렇게 빨리 총을 버리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니까.” 헉헉대며 덧붙였다. “너, 훌륭했어.” 

“난 늘 훌륭하거든.” 셜록의 대답에, 둘은 다시금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존이 몸을 세우며 서로 마주보기 시작하자 웃음소리는차츰 잦아들었다. 

“복도.”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입을 열었다. 

이어 문을 여는 건 거의 사투나 다름없었지만, 승리자는 존의 열쇠를 꺼내어 닿지 않을 만큼 높이 들어올린 셜록이었다. 이전같으면 그런 식의 태도는 분명 반칙이라고 할 만한 거긴 했지만. 

존은 내기들 전부 다 취소해버리기로 마음먹고 간지럼을 태우기 시작했다. 덕분에 셜록은 평소 목소리보다 두 옥타브는 족히 높아진 목소리로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순간, 둘 다 집주인 쪽에서 무슨 소리는 나지 않는지 귀를 기울이며 그대로 멈춰섰다. 

“괜찮은 생각은 아니었어, 존.” 셜록은 중얼거렸지만, 존은 그저 씨익 웃고는 등 뒤로 문을 닫으며 벽으로 그를 밀어세웠다. 

“네 목소리가 그렇게 높게 올라갈 줄은 전혀 몰랐는걸.” 그는 셜록에게 키스하며 약오른 표정을 지워내고는, 코트 안으로 손을 밀어넣어 옷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셜록은 움찔, 물러서더니 “손!” 투덜거렸다. “손 차갑잖아! 대체 내가 사준 장갑은 왜 안 끼는…” 

존은 다시금 셜록의 말문을 막아버렸다. 호들갑스러운 녀석. 손이야 금세 따뜻해질 테고, 존은 원하는 곳 어디든 밀어넣고 싶은 생각 뿐이란 말이다. 그는 셜록의 입가에 미소를 그려냈다. 원하는 곳이 너무 많거든. 

이쯤 되자 다른 손들도 더듬어오기 시작했다. 셜록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 자기 눈높이까지 존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썼다; 그 말인즉슨, 존이 까치발로 서게끔 엉덩이를 잡고 들어올린다는 뜻이다. 존 역시 사랑해마지 않는 거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몸을 숙여 셜록에게 온 체중을 기댔고, 만지고 싶어 안달났던 고수머리 사이로 손을 밀어넣으며 갈구하듯 키스했다. 이내 셜록이 둘을 돌려세워 존의 다리 사이로 허벅지를 밀어넣더니, 키스를 이어가며 몸을 부딪혀왔다. 그리고는 한 손으로는 존을 그대로 잡아둔 채, 다른 손을 둘 사이 – 존의 옷 아래로 밀어넣어서는 가슴께까지 끌어올리고 만다. 

존은 그가 아직 장갑을 끼고 있다는 걸 깨닫고 신음을 흘려냈다. 살갗에 와닿는 서늘한 가죽의 감촉은 믿기 힘들만큼 좋았던 거다. 그리고 유두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순간, 존은 고개를 젖혀 벽에 기대며 소리를 내지 않으려 입술을 깨물어야만 했다. 



Artwork by K
 

그에게 닿은 셜록이 뜨겁고 단단하게 서 있는 걸 보니, 오늘은 ‘키스만’ 하는 밤은 아닌 게 분명하다. 존은 셜록의 어깨에 두 손을 얹고 누르며 스스로의 몸을 더 높이 끌어올렸다. 

셜록도 눈치를 챘는지 조금 몸을 낮추며 존의 허리를 감은 팔에 꽉, 힘을 주어 안았다. 그는 작게 끙,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펴더니 앞으로 기대며 벽을 지지대삼아 존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존은 재빨리 그의 허리를 양 다리로 휘감아 안았다… 얼마 남지 않은, 아직 혈액 공급이 필요한 것 같은 뇌세포들로 생각해보니 코트 안쪽이었다. 셜록은 여전히 코트를 입고 있는 채였던 거다. 존은 눈을 꼭 감았다. 맙소사, 저 코트도 좋다니. 

옷깃을 붙들고 셜록의 고개를 앞으로 끌어당겨 다시 키스했다. 셜록이 둘의 자세를 맞추는 동안, 존은 그의 어깨 위에 한 손을 얹고, 다른 손으로는 목 뒷덜미를 어루만지며 다시 한번 저 고수머리에 얽어넣었다. 이내 둘의 눈높이가 딱 맞자, 서로 몸을 한데 맞대고 부벼댔다. 존은 벽을 등지고, 심각할 정도로 흥분해버린 셜록을 앞에 둔 채 그 사이에 끼어 있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는걸, 존은 내심 생각했다. 

“에헴.” 

존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어렴풋이 알아차렸지만, 셜록이 거친 숨을 뱉으며 고개를 들기 전까지는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다.

“복도야, ?” 집주인의 화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이지, 애들아. 너희도 알겠지만, 둘이 방도 빌려 살고 있잖니.”

존이 셜록의 허리께를 휘감은 다리를 풀며 벽을 타고 내려오자, 부인은 영 마뜩찮은 듯 쯧쯧, 혀를 찼다. 그는 아직 허드슨 부인과 눈도 맞추지 못하고 대신에 셜록을 바라보았다. 둘 다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다시 웃음을 터뜨리지 않으려 무진 애를 써야만 했다.

“여긴 공동 공간이라구.” 부인은 말을 이어갔다. “공용. 같이 쓰는 곳이란 말이지. 공개적이고.” 부인은 다시금 혀를 찼다. “너희 둘을 축복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셜록, 네가 이럴 줄은 정말 몰랐구나.” 

존은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의아해하며 눈썹을 치켜올렸고, 그 분해하는 표정에 풉, 웃어버리지 않으려 애쓰는 셜록을 쳐다보았다. 

“죄송해요, 허드슨 부인.” 

“정말 죄송합니다, 허드슨 부인.” 

둘은 주변은 보지도 않은 채 우당탕 버벅거리며 도망치듯 계단에서 벗어났다. 

“난 다음주 주말에 여동생 만나러 갈거다.” 등 뒤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둘이 좀 풀어보려무나 …”

거실에 들어선 그들은, 곧바로 소파에 나란히 주저앉았다. “이게 몇 번째지?” 존은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는 진정하려 애쓰며 물었다.  

“네번 하고도 반.’ 셜록이 고개를 뒤로 젖히더니 후, 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이번엔 그렇게 시끄럽지도 않았는데.” 그리고는 분하다는 듯 덧붙인다. 

“부인에게 감지 센서 같은거라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세상에. 슬리퍼 신고 돌아다니는 마이크로프트같을 정도라니까.” 

그들은 고개를 돌려 서로를 마주보았다. 둘 다 미소지은 채로 시선이 한데 마주쳤고, 점점 분위기가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사랑해.” 존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셜록은 그 손을 잡으며 그를 빤히 응시했다. 

“네가 원하는 거,” 그의 말에, 존은 자신도 모르게 셜록의 가슴으로 시선이 향하는 걸 느꼈다. 

“그거 말고 다른거.” 셜록은 무덤덤하게 말을 이었고, 존은 기대와 흥분을 하나 가득 담은 얼굴로 눈을 들어 그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셜록이 말했다. “네가 좋다면.” 

감히 추측하려 들지도 못하는 존을 바라보다, 셜록은 고개를 한쪽으로 갸웃, 하며 “그래, 그거 맞아.” 확인해주었다. “쓸만한 거 가지고 있어? 어딘가 수갑이 있을 것 같은데, 네가 필요하다면.” 

“수갑은 별로.” 존은 고개를 저었다. “당겨도 네가 손목을 다치진 않았음 좋겠어.” 

셜록의 눈썹이 치켜올라가는 걸 바라보며, 그만큼이나 흥분도 올라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해야지, 준엄하게 스스로를 타일러보는 존이었다. 

“어디서…?” 셜록은 말을 꺼내다 말고, “내 방이겠군, 당연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수긍했다. “느렸네, 미안.” 

“난간.” 존 역시 동의했다. 한 마디로 말해버리는 데 익숙해진 모양이다. 

10분 후, 존은 셜록을 반라로 만들어서는 손목을 한데 붙들어 침대 머리맡 판에 고정해두는 데 성공했다. 그는 옷을 다 입은 채로 물러나, 셜록의 허리를 타고 앉았다. 

“이럴 수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너, 완전히 멋지다구.” 

적절한 말이었는지, 빙글 미소짓는 셜록의 얼굴에서는 불안해보이던 기색이 스르르 사라졌다. 

“맞다.” 존은 입을 열었다. “기본적인 게 몇 가지 있지.” 마음 속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현실에서의 판타지 저편 어딘가에 집중하려 애쓰며 잠시 눈을 감아보았다. 

“명백하지만, 네 눈을 가리진 않을거야. 실은, 전에 – 어쩌면 여러번 네게 하지 않았던 것들은 안 할 생각이거든.” 그는 씩 미소지었다. 

“보다시피, 네 손목은 벨트로 묶었었어. 부드러운 가죽이라 당길 수도 있을 테고, 다치는 일도 없을 거야. 하지만 네가 필요하다면 잽싸게 풀어줄게.” 

그는 다시 생각해보았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단어가 필요해. 네가 그 단어를 말하기만 하면, 난 물어볼 필요 없이 바로 그만두고 풀어주는 거지.”[각주:13] 

“왜 그냥 ‘그만’이라고 말하면 안되는 거지?” 셜록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묻는다.

“소용 없으니까.” 존이 대답해주었다. “뭔가 강렬한 걸 겪으면 반사적으로 말해버릴지도 모르잖아. 제대로 이해하고 정말 그런 뜻으로가 아니라. 침실에서 보통 말하지 않을 만한 뭔가여야 해.”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심술궂게 씨익 웃었다. 

“알았어.” 그가 말했다. “정말 내가 그만두길 원하면… 마이크로프트라고 하는거야.”

“절대로 안할 거야.” 셜록은 역겹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난 너랑 한 침대에 있을 때 형 이름을 말할 생각은 없거든. 네가 뭘 하든 상관없어. 절대 안해.” 

“좋아, 그러면…” 

레스트라드도 안해. 그리고 네가 날 다시 만질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앤더슨을 추천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무생물 중에서 고르라구.” 

“네가 어지간히 따라줄지는 모르겠는데.” 존이 덤덤하게 한마디 했다. “알았어. 그러면… 쿠션은 어때?” 

싫어져버린 직물 제품의 이름을 듣는 순간, 셜록의 표정이 살짝 뚱해졌다. “쿠션의 역습인가.” 중얼거리다 말고, 존이 소리내어 웃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각주:14] 

“잘 골랐네.” 셜록은 인정해주기로 했다. “반드시 해야만 할 상황이 아니라면 내가 그걸 외치지 않을게 확실하니까.” 

존은 미소지으며, “그럼 좋아.” 말했다. “마지막 질문.” 

셜록은 질문이라도 하듯 그를 바라보았다.

“날 믿어?” 

그들은 서로를 응시했다. 존은, 셜록이 역할에 말 그대로 빠져드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자제력을 버리고 방어벽을 낮춘 채로, 존의 손길에 완전히 자신을 맡기고 있었으니까. 

“완전히.” 셜록의 대답. 

더할 수 없을 정도로 그를 사랑하고 마는 존이었다. 





총격 6개월 후

그게 뭐야?”

샐리의 질문에, 존은 살짝 불안감을 느끼며 돌아섰다. 사건이 일어난 공간이 지나치게 따뜻했던 나머지, 셜록이 방금 자켓을 벗어버렸던 탓이다. 존은 저 관심에 그가 불편해하지 않기만을 바랐다. 

그의 생각이 짧았던 거였지만. 
 
“워, 워. 이보라구. 도노반 경사님.” 셜록이 입을 열었다. “당신이 피어싱을 낯설어할 리가 없잖아.” 그는 도발적으로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이 건물에 있는 몇몇 남편들이 증언도 해줄 수 있을걸.” 

샐리의 입이 떡 벌어지는 걸 바라보며, 존은 웃지 않으려 애써야 했다. 

“어째서 항상 유부남인거야, 샐리?” 셜록이 묻는다. “멍청하지만 여기 있는 유일한 싱글남이 왠지 모르게 당신에게 끌리는 건 어쩌고?” 
 
입을 다물지 못하는 샐리를 뒤로 하고 성큼성큼 지나쳐가버리는 그다.

존은 사과하는 의미로 반쯤 미소지으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셜록 말에 동의해요.” 한마디만 하고는 가로질러 셜록을 따라갔다. 그는 책상에 기대선 채 나머지 팀들이 따라오기를 기다리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자문 탐정에서 뚜쟁이로 전업했어?” 따라잡은 다음, 존은 나직하게 물었다. “다음엔 뭔데? 웨딩플래너?” 

“닥쳐, 존.” 셜록은 자신답지 않은 일을 하고 난 다음이면 늘 그랬듯, 신물난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직도 둘의 관계 때문에 너무 많이 바뀌어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하고 있는 거였다. 

“동경같은 건 영 거슬려. 생각하기 어렵게 한다구.” 그는 방어하듯 말했다. “짜증스럽다니까.” 

존은 싱글 웃었다. “그럼, 지난주에 레스트라드가 범죄 박물관[각주:15]에 들여보내준 거랑은 상관 없는 거지?” 

“닥치라니까.” 

존이 그를 쿡, 찌르자 조금 부드러워진 얼굴로 돌아본다. 곧 문이 열렸고, 셜록은 감정적 불구로서의 깊은 안도감을 느끼며 사건에 푹 빠져들었다. 

존은 애정이 듬뿍 담긴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머물러, 그가 해결하게 둔 채 흥미롭다는 듯 경과를 지켜보고 있었다. 셜록이야 인정하고 싶진 않겠지만, 그는 분명 바뀌었다. 뭔가 다른 걸 기대하는 건 무리였지만, 모두가 그들 경험의 산물인 셈이다. 

물론, 셜록이 현저하게 달라보이진 않았다. 어쩌면 그가 아프게 쏘아붙이려다 참는 걸 다른 사람들은 구분 못할 수도 있다. 또, 그게 갑자기 공손해져서가 아니라, 그저 존의 이익을 위해서 그러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럴 리도 없겠지만, 존은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난번 사건 때 저들도 눈치를 챈 것 같긴 하다. 연쇄 강간범이라니,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때 셜록은 범인을 잡아넣을 때까지 일주일 가까이 눈도 붙이지 않았었고, 피해자들에게 평소답지 않게 부드럽게 굴었으니까.

“당신이 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나봐요.” 샐리가 다가오는지,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의심스럽긴 했었지만, 적어도 그건 알겠네요.”

“고마워요.” 존은 그녀를 곁눈질로 쳐다보며 말하고는,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럼, 당신 생각은 어때요?” 그는 물었다. “셜록의 제안 말예요.” 

샐리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고개를 저어보였다. “항상 뭔가가 더 있다니까요.” 그녀는 마지못해 시인하며, 눈으로는 셜록을 따라가는 레스트라드를 좇았다. “하지만 난 내 생활을 지키려 엄청 노력했는데다, 그런 면에서는 유부남이 그나마 덜 위협적이라구요.” 

존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만 하네요.” 그녀의 처신까지 용인할 수는 없었지만, 그 정도는 인정할 수 있었다. 게다가, 사실 잘못은 그 남자들에게 있기도 하다. 서약을 깨어버린 건 그들 자신이니까. 샐리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던 거다.

“그들이 다른 데 마음을 줘버렸다면, 당신 마음도 덜 위험한 거겠죠.” 그 말에, 샐리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당신, 꽤나 로맨틱한데요. 존 왓슨씨.” 그녀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꾸했다. 

존은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시인했다. “그럼요.” 

“생각해 볼게요.” 샐리의 말에, 존은 미소로 답했다.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저 대사는 보통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각주:16] 

“그럼, 당신은 어때요?” 그녀는 고갯짓으로 셜록을 가리키며 물었다. 셜록은 파일에 있던 사진 중 하나를 꺼내들고는 시각적으로 제대로 된 사진사를 고용하지 않은 이유가 알고 싶다며 열을 올리는 중이었다. “저 사람 마음은 얻었나요?”[각주:17] 

아직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버릇처럼 ‘존은 어딨지?’ 점검하듯 주변을 둘러보는 셜록을 바라보며, 존은 다시금 씩 웃었다. 
 
“아, 그럼요.” 그는 대답했다. “물론 잘 받았죠.” 



  • 원문: The Heart in the Whole (20/20): Ever After 
  • 저자 주석: 휴우! 그러니까, 이게 ‘공식적으로는’ 끝이에요. 하지만 Podfic 녹음하는 동안 조금 더 작업해서,
       이번 편의 아웃테이크(‘5개월 후’ 부분)을 썼어요. 곧 이어집니다~ 
  • 역자 주석: 이번 편이 가장 길-_-었다. 번외편 하나가 남아있긴 하지만,
       어쨌든 이걸로 일단은 이야기 마무리. 두 남자의 각성+성장에 홀딱 반해 장-_-편을 완료한 나에게도,
       함께 지켜봐주신 여러분에게도 화이팅 : ] 
  • 그림1: 하이지달님께서 편안하고 따뜻한 목욕신을 선물해주셨습니다. 늘 감사해요 ㅠㅠ
  • 그림2: K님께서 복도신을 화끈하게 그려주셨습니다. 아아. 진정 저를 망상의 늪으로 밀어넣으시려는 겁니까…


  • ◀ 19. 최후의 결전 | Showdown  [ 목록 ]   +) Out-take ▶ 



    1. ‘I'm surrounded by idiots’ expression - ‘you’re idiot’ 표정으로 응수해주지 -_- [본문으로]
    2. ‘Life of Brian’ - 존이 보여주겠다던 몬티 파이튼 시리즈 중 한 편. 14편 참조. [본문으로]
    3. “Makes us sound like airplanes.” - 각주4로 이어서. [본문으로]
    4. “The word is aeroplane, John. I've told you before.” - aeroplane과 airplane은 사실 같은 말이라 뉘앙스만 살렸다. 그럼, 각주까지 읽어주시는 방문자님을 위한 깜짝 퀴즈. 셜록이 이런 말을 언제 해줬을까요? 공개덧글 정답자 1분(선착순)께는 포옹…이 아니라 짤막 단편 하나 선물드리겠습니다. :P [본문으로]
    5. Aㅏ… [본문으로]
    6. ‘Moriarty's claims to be his ‘perfect match’’ - 19편 참조. [본문으로]
    7. ‘as if he were a Jack ready to be stuffed into the box’ - 뚜껑 열면 퐁 튀어나오는 Jack in the Box에 비유한 것. [본문으로]
    8. ‘Full English’ – 베이컨+달걀+기타등등으로 구성된 영국식 아침식사라고. [본문으로]
    9. ‘Han shot first’ - 스타워즈 팬들의 쓴소리 중 하나. 에피4에서 한 솔로가 그리도(Greedo)라는 현상금 사냥꾼을 만났을 때, 주인공인 주제에 한 솔로가 BAMF스럽게 먼저 쏴버린다. 그런데 97년 재배포 버전에서는 나쁜놈이 먼저 쏘고 한 솔로가 맞받아 쏘는 걸로 착하게 수정되었다고. 자세한 내용은 여기. http://goo.gl/3kZpR [본문으로]
    10. ‘It's the only way I'd ever get a ring on you’ - 반지든 피어싱이든 결국 ring이니까;; [본문으로]
    11. “What's got your knickers in a knot this time?” - 당황하거나 고민한다는 의미로 한 말. [본문으로]
    12. 13, 17편 참조. ‘arse’와 ‘backside’를 고민하던 지난날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 [본문으로]
    13. 설명만 보고 ‘safeword’라는 단어를 떠올리셨다면… 흐음;; [본문으로]
    14. “The cushions strike back.” – 쿠션장성이라는 안좋은 추억 때문에(7편 참조) 투덜거리는 것. 하지만 저 말은 스타워즈 에피5 제국의 역습 제목(‘The Empire strikes back’)과 같기에 (물론 셜록은 몰랐지만) 존이 풉, 웃어버린 것. [본문으로]
    15. ‘the Black Museum’ - 뉴 스코틀랜드 야드에 있는 범죄 관련 수집품 전시관. 개초딩 사건덕후 셜록에겐 놀이동산일지도! 자세한 설명은 여기. http://goo.gl/vynfP [본문으로]
    16. 셜록도 ‘생각해 볼게’ 하더니 선뜻 들어주었으니까♡ [본문으로]
    17. “Do you have his heart?” - >_< [본문으로]
    Posted by PasserbyNo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