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Moments
  • 저자: jessamyne + 역자: PasserbyNo3 
  • 등급: 13세 이상 (PG-13)
  • 길이: 단편 (약 600단어)
  • 경고: 없음
  • 저작권: 저자/역자 모두, 이 캐릭터들과 설정에 대한 모든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저자 주석: 우리의 사랑스러운 가정부 집주인 허드슨 부인의 생활 속 몇몇 순간들입니다.
  • 역자 주석: PasserbyNo3가 습작으로 번역하였으며,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링크 외의 펌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 원문: http://jessamyne.livejournal.com/27604.html



그날 오후, 허드슨 부인은 플랫을 잠시 비우고 외출하려던 참이었다. 전에 친한 친구 자넷(Janet)이 해로즈 백화점(Harrod's)에 같이 가겠냐고 전화했을 때 거절할 수가 없었던 탓이다. 뭐, 그녀를 만난지 너무 오래 지났기도 하니까. 한 손에는 지갑을, 다른 손에는 우산을 들고 문 옆 복도를 막 지나려던 순간, 그녀는 보고야 말았다; 셜록과 그의 의사 친구가 계단 아래서 입맞춤하는 모습을. 음, 좋게 말해서 입맞춤이겠지, 그녀는 생각했다. 이런걸 보고 엄청 찐한 키스(snog)라 하는 거군. 그렇지. 그녀는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들려오던 표현을 기억해냈고, 딱 어울린다 싶었다. 사실 그녀는 그들이 사귀는지도 확신이 서지 않았었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왓슨 선생은 단호하게 잡아뗐었으니까. 어쨌든 둘다 그 순간에는 서로에게 한창 정신이 팔려 있어서 아직 그녀를 발견하지 못했고, 허드슨 부인은 숨죽인 채 살금살금 그녀의 플랫으로 되돌아갔다. 그녀는 주전자에 불을 붙이며, 다음 외출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에 자넷이 너무 실망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때는 자정하고도 반이 지난 시간이었고, 허드슨 부인은 부디 조용하고 편안한 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았다. 고맙기도 하지, 이젠 어느새 두시간 - 아니 세시간째가 다 되어가고 있다. 게다가 듣자 하니, 둘다 전혀 조용히 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어떻게 아직 지치지도 않는거지, 그녀는 소용없음을 알면서도 베개를 하나 더 잡아 귀를 틀어막고 돌아누웠다. 심지어 데이비드(David)와 그녀가 신혼이었을 때도 이정도까진 아니었다. 자신이 같은 세대의 여느 사람들보다는 꽤나 솔직하고 열린 사람이라는 데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한도라는 게 있는 법이다. 물론 그녀는 그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실제로 왓슨 선생은 괜찮은 사람인데다, 셜록이 그를 좋아해주는 누군가를 만났다는 건 그녀에게도 정말 기쁜 일이었다. 그렇지만 얘들아, 솔직히 이건 좀 너무하잖니. 다시금 앓는 소리를 내며 그녀는 빨리 조용해지기만을 기도했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터너 부인에게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결혼식이었다. 공원에서 단촐하게 식을 치른 후, 베이커가로 돌아와서 축하 파티를 하기로 했다. 둘 다 선물같은 건 필요 없다고 했지만, 허드슨 부인은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준비를 도와주기로 자청했다. 검은 수트를 입은 존과 짙은 푸른색 수트를 입은 셜록은 둘 다 정말 멋졌다. 그야말로 완벽한 한 쌍 아닌가.

"둘다 멋져 보이는군요, 그렇지 않나요?" 그녀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홈즈의 형, 이름이 마이크로프트였던가. 그는 방 건너편에서 셜록의 타이를 고쳐매주는 곧-동서가-될-남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애정어린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래요,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진정 천생연분이라우." 그녀는 다정하게 대답했다.

"정말 그렇죠." 마이크로프트도 동의했다. 
"오랜 시간동안 셜록을 돌봐주신 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후에 덧붙였다. 
"제 아우가 가끔 얼마나 번거롭게 구는지 저도 잘 아니까요. 당신은 정말이지 천사에요, 마사(Martha)."

그녀는 아주 살짝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그의 친절한 말투도 그렇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그런 식으로 불러준게 너무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볼까도 생각했지만, 홈즈 한 명을 알고 지낸 경험으로 보면 뭐, 그렇게 놀랄 만한 일도 아니긴 했다.

"당신이 필요한게 있으시거나, 저들에게 필요한데 너무 까다롭게 군다 싶으시면, 무엇이든간에 제 비서에게 이야기해주시겠습니까. 우린 둘 다 꽤나 괜찮은 지원군이 될 것 같거든요."

마사는 미소지으며 예의바르게 사양했다. 하지만 치즈 트레이를 채우러 주방으로 돌아가던 중에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고, 그녀는 돌아서며 물었다. 

"아. 그러고보니 신사양반, 방음벽같은 건 좀 아시려나요?"



+)
허드슨 부인 너무 좋아!!
귀여운 나의 셜록+존 커플을 늘 보듬어주는 것도 좋지만
나름 개방적이라는 걸 자랑하고 싶어하고, 장난끼도 은근 있는 발랄한 부인이라서 매력적이야.
역시 221B는 이들이 평생 죽치고 살아야 할 공간인거임! : ] 
 
 
 
Posted by PasserbyNo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