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In which John is attractive and Sherlock is angry
  • 저자kim47 + 역자: PasserbyNo3
  • 등급: 전체연령가 (G)
  • 길이: 단편 (약 2,000단어)
  • 경고: 없음
  • 저작권: 저자/역자 모두, 이 캐릭터들과 설정에 대한 모든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저자 주석: Kink meme 요청글(Prompt)에 대한 응답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역자 주석: PasserbyNo3가 습작으로 번역하였으며,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링크 외의 펌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 원문: http://kim47.livejournal.com/678.html
 
 
 
처음에는 셜록도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고 무시했었다; 이례적인 일, 일종의 일탈, 좀 이상하지만 다시 일어나진 않을 일이라고.

레스트라드는 존에게 평소보다 아주 약간 가까이 서 있었다. 셜록은 창문 아래 놓인 여자 사체를 관찰하느라 바빴고 그들은 방 건너편에서 나지막히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멀티태스킹 정도는 세계에 단 한명뿐인 자문 탐정에게는 기본이었다. 그의 머릿속 한 구석에서 모든 관련 정보들을 모아보는데 몰두해 있을 때(비싼 코트와 대조되는 낡은 신발, 끝부터 회색빛으로 세어지고 있는 진갈색 머리, 핸드폰도 핸드백도 없음), 다른 한쪽으로는 레스트라드가 존의 팔을 저렇게나 자주 만져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의아해하고 있었다. 그는 추리를 마치고 벌떡 일어나, 레스트라드에게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내용을 줄줄 읊어주었다.

“…그러니 당신은 아마 그 며느리를 찾아보는게 좋을 겁니다.” 그는 결론지었다. “가죠, 존.”

존은 벽에서 몸을 일으키고 셜록을 따라 방을 나섰다. 나오면서 뒤를 흘끗 돌아봤을때, 셜록은 레스트라드의 시선이 존에게 가볍게 머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존이 그의 손을 잡았을 때 셜록은 뭘 생각하고 있었는지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다. 



두번째는 미묘하지도 않았다.

“그럼 휴일엔 뭘 하나요, 존?”

도노반은 존의 어깨를 건드리며 살짝 기대면서, 평소보다 낮고, 훨씬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셜록은 달갑지 않았다. 심지어 존이 그녀에게 미소지으며 다정하게 대답하자 더 기분이 나빠졌다.

“아, 뭐 별다른 건 없어요. 보통은 가족들이랑, 특별히 재미있는 일은 없죠.” 

셜록은 관찰하는 걸 서둘러 끝내고 저 도노반 경사에게서 존을 최대한 빨리 빼앗아와야겠다고 마음먹으며, 이를 악물고 두 구의 사체로 관심을 돌렸다. 정말이지, 존은 저렇게까지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건가? 심지어 존은 도노반을 좋아하지도 않는단 말이다. 셜록은 앤더슨에게 관심을 가지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게 얼마나 혐오스럽게 느껴졌는지 언급했던걸 기억해내고는 남몰래 동의했다.

이제 샐리는 존에게 더 가깝게 다가섰다. 그리고 실제로 - 설마 – 그녀가 그의 팔을 쓰다듬고 있어서 존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무릎의 먼지를 떨어내며 일어섰고, 존에게로 다가가 조심스레 그와 도노반 사이에 끼어들었다.

“여기서 봐야 할 것들은 이미 다 본 것 같군.” 그는 말했다. 그를 바라보고 미소짓는 존을 보며, 셜록은 존의 규칙을 스스로에게 상기시켜야만 했다. 사람들 앞에서 키스하면 안돼, 사람들 앞에서는 안돼, 그는 속으로 되뇌였다.

“슬슬 갈까?” 존이 물었다.

“그럼 실례.” 지금 그녀가 노골적으로 존에게 쏘아대는 끈적한 시선에 소름이 끼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셜록은 도노반에게 상냥하게 말해주고는 존의 팔을 붙잡고 방 밖으로 끌고 나왔다. 그날 밤 그는 여느때보다 더 다정하게 굴었고, 잠들면서는 존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달라붙었다.



이런 일들이 있은 후부터 셜록은 존의 주변 사람들을 보다 주의해서 지켜보기 시작했다. 결과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치 누구도(나도 포함되는군, 셜록은 내심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존에게서 손을 떼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허드슨 부인은 그들에게 차를 가져다 줄 때마다 끊임없이 그의 손을 다정하게 어루만졌고, 심지어 가정부가 아니라고 대꾸하는 것도 그만두었다. 그 다음 그들이 범죄현장을 찾았을 때에는, 앤더슨과 도노반 둘 다 존에게 거의 원나잇이라도 신청할 기세였다(셜록은 그들이 합의하에 그랬던게 아니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그건 그의 하드드라이브에서 지울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을 장면이 될테니까.). 물론,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을 때, 셜록은 안에 들어서자마자 존을 벽으로 밀어붙이고는 그가 세상 다른 모든 사람들을 잊어버리게 만들만큼 최선을 다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는 존이 스스로의 이름까지도 잊게 하고 싶었다.

바츠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몰리는 더이상 셜록에게 커피를 권하지도, 그가 이야기할 때 얼굴을 붉히거나 말을 더듬지도 않았다; 대신 그녀는 존과 명랑하게 수다를 떨었고, 그에게 차를 가져다주며 냉장고에 신체부위들이 들어가 있는 사태에 공감해주었다(마치 그런 것들을 기분나빠할 권리라도 있다는 듯이. 시체 안치소에서 일하고 있는게 누군데!). 그녀는 그의 모든 이야기에 웃어주면서, 늘 이런저런 것들을 그의 머리카락에서 떨어내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은 IT부서의 게이 짐 - 몰리의 남자친구 - 인데, 그는 이 상황을 문제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존을 볼 때마다 살펴보고 감상하는 듯한 시선을 그에게 보내곤 했다. 게다가 그게 조금씩 과해지고 있어서 셜록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적절한 대응방법이 아닐 수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셜록은 어쨌든 연구실에서 나오자마자 벽장으로 존을 밀어넣고 무릎을 꿇었다.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결국 존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무슨 일이야, 셜록?” 존에게 추파를 던지고 싶어하던 연구원 중 하나에게 셜록이 여느때보다 매섭게 대하는 걸 보고 나서야 그는 물었다. “요새 자네 뭐가 문제인건가, 정말? 긴장한데다 퉁명스럽게 굴고 있잖아.” 그는 바로 정정했다. “평소보다 퉁명스럽단 거지. 그리고… 모두를 노려보고 있다구. 거의 누구도 가리지 않고 말야. 게다가 자네 훨씬, 음,” 존은 얼굴을 붉혔다. “스킨쉽에 적극적이잖아. 굳이 말하자면, 최근에.”

셜록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존이 저 끊임없는 유혹들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야? 존과 만나는 모든 사람들 하나하나가 그에게 작업을 걸지 않고는 못 배겨한다는 사실을, 또 그게 셜록을 완전히, 제대로 화나게 하고 있다는걸? 그런게 정말 가능하긴 한가?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존의 눈은 맑고 정직했고, 셜록은 당황했다.

“말해봐요.” 그는 망설이면서 말을 꺼냈다. “당신… 최근에 사람들 태도에서 뭔가 이상한 걸 느끼지 못했어요?”

존은 코끝을 찡그렸고, 
“자네 말고?” 살짝 비꼬듯 되물었다.

셜록은 조바심 섞인 소리를 냈고, 존은 알았다는 듯 손을 들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얼굴을 찌푸렸다.

“지난번에 도노반이 상냥하긴 하더군. 뭐랄까, 음, 보통 그녀는 자네에게 퉁명스럽게 구는데 비해 그땐 좀 이상하긴 했어.” 그는 계속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그리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미안, 특별한 건 생각나지 않아.” 마침내 그는 답했고, 보통의 인간들에게는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거지만 셜록에게는 엄청나게 명백한 무언가를 또 놓치기라도 한 것처럼 조금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셜록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경 꺼요.” 무슨 일인지 일일이 지적하면서 질투로 불타는 십대 계집아이처럼 말하는 건 내키지 않았다. 희망적으로 생각하면, 존이 반응하지 않으면 유혹들도 멈출 것이다. 셜록은 현재 서로의 관계에 완전히 만족하게 만들려고 엄청나게 노력하는게 아니라 하더라도 존이라면 반응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셜록이 늘 하는 앤더슨을(그리고 도노반과 레스트라드와 짐과 몰리와 허드슨부인을) 없애버리는 상상에 그저 몇가지를 더한다 해도 음, 실제로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지 않은가.



유혹들은 멈추지 않았다.

결정타는 2주 후에 찾아왔다. 꽤나 일상적인 아침이었다. 느긋한 아침의 섹스, 조금 덜 여유로운 샤워중의 섹스. 셜록은 존과의 섹스가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걸 기꺼이 인정할 생각이었고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하고 있기도 했지만, 아침식사 전에 두번은 드문 일이긴 했다. 아니, 최소한 존이 런던의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너무나도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버리기 전까지는 그랬다는 거다. 차, 토스트, 손발가락이 모두 절단되어 깔끔하게 병에 담긴 채 옆에 놓여있는 상태로 발견된 사체 한 구까지.  

20분 후, 그들이 범죄 현장에 도착했을 때, 과학수사팀은 이미 와 있었고 앤더슨은 사체 옆에서 무릎을 꿇고 증거를 수집하는 중이었다. 증거 중의 일부를 수집중이겠지, 셜록은 내심 정정하며 물론 가장 중요한 것들은 하나도 없을테고,를 덧붙였다. 셜록은 사체 주변을 돌아보고 정원 앞마당을 분석하면서 효과적인, 다른, 어쨌든 뭔가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 줄무늬 스웨터를 입고 있는 존 때문에 셜록은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있었다. 저 남자, 젠장맞게 매력적이란 말야. 그는 확신했지만, 더 큰 문제는 그게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존이 셜록에게 문자를 보내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동안, 레스트라드는 은밀한 시선을 그에게 끊임없이 쏘아대고 있었다. 도노반은 그녀 옆에 서 있는 순경과 나지막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셜록은 그들이 가능한 한 많은 알콜을 먹인다든지 해서 존을 넘어오게 할 수 있는 가장 쓸만한 방법에 대해 상의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앤더슨은 보기엔 과학수사팀 쪽에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그 자세를 이용해서 존의 엉덩이가 잘 보이는 위치에 자리잡았다. 셜록은 코트 주머니 안에서 주먹을 꽉 쥐었지만 아무 말도 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것들이 셜록을 머리 끝까지 돌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 피해자의 집 앞으로 미끄러지듯 다가와 멈춘 검은 차 한 대가 문제였다. 마이크로프트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셜록은 거의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즉시 마이크로프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의심해보고 있었지만, 마이크로프트가 존에게 손짓했을 때 존이 당황하듯 이마를 찌푸리며 어깨 너머로 셜록을 흘끗 바라본 후, 그에게 다가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의 대화는 일상적인 것들로 시작했다. 마이크로프트는 존에게 설명하는 것처럼 보였고, 존은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때로는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입력하기도 했다. 셜록은 그게 사실은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일 거라 추측했지만, 마이크로프트는 셜록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존을 통해 전하려고 하는 건 당연했다. 지금까지 이상한 건 없었고, 셜록은 안심했다.

그때, 매우 천천히 대화 내용이 바뀌기 시작했다. 셜록은 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벌어지는 입술, 고개를 기울이는 정도, 골반의 움직임 등 형의 자세가 살짝 바뀌는 것을 눈치챘고,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그는 존에게로 성큼성큼 걸어가 마이크로프트를 밀쳐내고는, 존의 팔을 잡아 살짝 자신의 뒤로 그를 끌어당겼다.

“이 정도면 됐습니다.” 아침녘 조용한 거리 분위기에 비해 조금 큰 목소리였지만, 셜록은 스스로 그럴만하다고 느꼈다. “몇주동안 이 어이없는 상황을 눈감아줬지만, 이제 난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존이 정말 괜찮은 사람인거 잘 알고, 네, 사귀는 사람도 없는 것처럼 보이겠습니다만. 이게 사건 문제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히 해둬야겠습니다. 당신들, 그만 좀 건드리시죠.” 그는 레스트라드를, “쳐다보는 것도” 앤더슨을,  “뭔가 일을 꾸미는 것도” 도노반을 차례로 노려보았다. “그리고 이 끊임없는, 어리석은 작업질들 전부 말입니다.” 그리고는 이제 혼란스러움과 분노, 그리고 (아하! 고소하군 그래.) 부끄러움이 한데 뒤섞인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불쾌한 표정으로 빙 둘러보았다. “난 당신들의 안스럽고 지루해빠진 삶에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고, 솔직히 내 알 바도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들, 존을 좀 내버려두고 꺼져주시면 진짜 고맙겠습니다. 그는 내 사람이고, 난 조금도 뺏길 맘이 없으니까요.” 이렇게 화풀이하고 나니 꽤나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좋을 줄 알았더라면 진작 했을텐데.

셜록은 그들에게 당장 가서 그들에게 맞는 존 왓슨씨나 찾아보라는 말을 막 하려던 참이었지만, 갑자기 존이 이 작은 폭탄선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아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돌아서서 존을 마주보았다.

충격받은 표정으로 그를 빤히 쳐다보는 존을 보고서야, 셜록은 갑자기 이게 왜 좋지 않은 생각이었는지를 기억해냈다.

“어,” 조금은 어색하게 말을 꺼냈다. “미안해…야 하는 상황이죠?”

존의 표정은 그렇게까지 충격받은 표정이 아니었고, 뭐랄까... 걱정하는? 살피는? 조금씩 둘 다인가, 셜록은 생각했다. 그때 존이 습관처럼 입술을 핥았고, 셜록은 깨달았다. a) 존은 사실 그에게 화난 것이 아닌데다, 셜록이 이미 존의 첫번째 원칙(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우리 관계를 이야기하지 말자; 그들과는 상관 없는 일이고, 난 내 사생활을 지키고 싶으니까.)를 어겨서 b) 화가 났다 하더라도 그에겐 다른 걸 시도해 볼 여지는 있는거다. 셜록은 몸을 숙여 그에게 키스했다.

그는 몇 분 전에 외쳐댄 내용을 증명해줄 가벼운 실제 시범 정도를 보여줄 요량으로 짧고 담백하게 입맞출 생각이었지만, 존이 기대오며 그의 키스에 답하는 것을 느꼈을 때 그는 입술을 살짝 벌리고 존의 아랫입술을 가볍게 빨아올릴 수밖에 없었다. 존은 반응하며 입술을 열었고, 셜록은 금방 그의 입술을 핥아오는 따뜻한 혀를 느꼈다. 셜록은 한 손으로 존의 허리를 그러잡고 더욱 그를 느낄 수 있도록 고개를 기울이며 가까이 기대섰다. 셜록은 존의 입 안으로 혀를 밀어넣으며, 지금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누가 보고 있는지는 잠시 잊기로 했다. 설령 알았다고 해도 아마 큰 차이는 없었을 테지만. 그가 존의 머리카락으로 손을 옮기며 그 익숙함과 따뜻함을 만끽하는 동안, 존이 그의 목 주변까지 손을 끌어올려 귀 아래의 부드러운 살결을 어루만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작게 신음하며 허리가 맞닿을 만큼 존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리고 기댈만한 가장 가까운 장소부터 존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계산하고는 둘 다 맞닿은 입술을 떼거나 눈을 뜨지 않고도 그곳까지 갈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이때, 뒤에서 들려오는 작은 헛기침 소리에 그는 정신을 차리고 조금 물러섰다. 존이 살짝 얼떨떨하지만 흥분된 표정으로 눈을 뜨는 것을 바라보며, 셜록은 그가 화난 것이 아님을 알아차리고 흐뭇해졌다. 

그는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레스트라드는 헛기침을 하며, 셜록과 시선을 맞추지 않은 채 발을 조금 움직였다.

“난, 음,” 그는 불안한 듯 입을 열었고, “난, 전혀 생각 못했다네…” 말을 끊고 잠시 어색하게 서 있다가 돌아서서 집 안으로 거의 달아나다시피 들어가버렸다. 잠시 후 그는 따라오라며 앤더슨과 도노반을 불렀고, 셜록은 “결국 이 근처에서 일이나 좀더 해야겠군.”따위를 중얼거리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도노반과 이야기하던 순경은 여전히 근처에서 전과 정확히 똑같은 표정(끈적한 유혹)으로 존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아까 계획했던 상황에 셜록이라는 변수가 포함된다는 것을 조금 이해한 것 같았다. 그의 시선은 존에게로 되돌아갔고, 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며 셜록은 바로 지금, 당장 베이커가로 그를 데려가리라는 천재적인 생각을 해냈다. 존이 지금처럼 그를 쳐다보고 있으면 셜록은 세상의 예의범절과 마이크로프트를 모두 엿먹이면서까지 이 자리에서 그대로 그에게 달려들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좋아, 돌아가지.” 존은 셜록의 손을 꼭 쥐고 단호하게 모든 사람의 시선을 무시하며 말했다. 그도 분명 셜록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걸테다. 셜록은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마이크로프트에게는 한층 더 고소해하는 기분을 실어 의기양양한 미소를 보내면서 존을 따라 돌아갔다. 그의 존. 셜록은 끄덕였다. 맞는 말이지, 그렇고말고.
 
 
 
+)
서투른 집착꾸러기 셜록과 어른스럽고 여유로운 존...
이 커플은 정말 달콤해. 달라서 티격태격하지만 그래서 더 서로 잘 어울려서, 보는 내가 더 설렌다니까. : ]
 
 
 
Posted by PasserbyNo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