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The Moon and The Sun
- 저자: JustSmile1 + 역자: PasserbyNo3
- 등급: 9세 이상 (K+)
- 길이: 단편 (약 1,500단어)
- 경고: 없음
- 저작권: 저자/역자 모두, 이 캐릭터들과 설정에 대한 모든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저자 주석: 존이 셜록과 함께 있을 때면 존은 해, 다른 모두는 달인 것만 같다. 비교도 안될 만큼.
- 역자 주석: PasserbyNo3가 습작으로 번역하였으며,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링크 외의 펌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 원문: http://fanfiction.net/s/6602034/1/
*
셜록은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 셜록은 그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알아차리기 때문에.
또 그는 늘 보이지 않는 것, 다른 모두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곤 한다. 늘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셜록은 사람들을 좀처럼 지켜보지 않는다. 그만을 제외하고. 셜록은 그를 늘 주시한다.
누구도 실제 왜 그런지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그 둘은 어울리는 것 같다.
셜록 홈즈와 왓슨 선생, 심지어 그들의 이름마저도 서로 어울린다고 느껴진다.
마치 누군가가 콕 집어서 서로에 맞게 만들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셜록은 스코틀랜드 야드를 자주 드나든다. 존을 만나기 전부터도 그는 엄청나게 거만했고, 사실 그럴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존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거의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 되어버렸다. 내 사무실로 으스대면서 들어와 어슬렁거리다가 사건파일을 쓱 한번 훑어보고는 시속 800km(500마일)로 죄다 설명해버리고는, 나의 '뻔한' 지능 부족을 비웃듯 능글맞게 웃는다. 그리고는 여전히 듣고 있는지 체크하듯 존을 힐끗 살피고는, 더욱 히죽거리는 것이다.
존의 지능은 셜록과는 비교도 안되긴 하지만, 여느 사람들보다는 꽤나 괜찮은 수준이다. 존은 셜록이 씨부렁거리는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데다, 만약 그렇지 않다 쳐도 그는 셜록이 설명해줄 때까지 기다릴 만큼의 인내심은 가지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 있군.
존과 함께라면, 셜록은 스스로를, 그리고 어떻게 밝혀냈는지를 설명할 준비가 되어있다.
물론 존에게만 해당되는 거지만.
셜록이 어떻게 밝혀냈는지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걸, 또 자신의 천재성을 과시하는 걸 좋아한다고 난 어느정도 생각하고 있지만,
때때로 셜록은 존에게 일부만 설명해주고, 나머지를 직접 밝혀내게끔 기다리면서 특유의 표정을 짓곤 한다.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은 표정이랄까.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셜록은 자부심이나 우정같은 감정이 없으니까. 그에겐 그런 거 없다.
*
셜록은 항상 소유욕이 강했다.
심지어 어렸을 때 장난감들마저도, 그는 절대 (내가 원해서 된 건 아니지만) 형인 내가 건드리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셜록은, 존을 그의 장난감인 양 다룬다.
그의, 오직 그만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내 친구 중 제미마(Jemima)가 닥터 왓슨에게 열심히 작업을 걸어댔을 때 셜록의 질투는 극에 달했다.
사실 지켜보는 입장에선 꽤나 재미있었다.
셜록은 친구나 연인을 만들 타입이 절대 아니었는데, 이제는 아예 그를 독점하기로 단단히 마음먹은 것 같으니까.
그는 왓슨 선생이 늘 근처에 있도록 하게끔, 그 선량한 의사 선생의 생활 방식의 많은 부분에 이래라 저래라 하고 있다.
그리고 존은 딱히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엄마(Mummy)는 왓슨 선생을 꽤나 맘에 들어하고, 그의 친절함과 신사다운 태도를 좋아한다.
이러한 이유로다가, 그 둘이 마침내 사귀게 되면, 엄마는 아마 허락할 것이다. 나도 그렇겠지만.
셜록은 존을 자주 주시한다. 그의 시선은 많은 시간 항상 존에게 머문다.
그는 존을 만질 소소한 핑계거리들을 찾아내곤 한다.
런던의 복잡한 거리를 지나 존을 끌고 갈 팔, 존의 뺨에 내려앉은 상상 속 속눈썹.
그리고, 존이 셜록의 관심을 끌 만한 뭔가를 할 때면 - 놀랍게도 매우, 충분히 자주 - 그의 눈은 휘둥그레지고,
놀라움과 즐거움, 그리고 마치 사랑과도 비슷한 무언가로 채워진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셜록은 사랑같은 감정따위 갖지 않으니까. 그는 그저 안 한다. 아니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거나.
*
셜록은 결코 내가 가질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갈구하거나 슬퍼할 대상이었을 뿐, 결코 만지거나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나는 늘 아끼는 조수였을 뿐, 그를 바라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는 없었다.
존을 미워하긴 어려웠다.
난 내 마음을 다 쏟아부어서 그를 미워하겠다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럴 수 없었다.
존은 너무 좋은 사람이니까. 연구실에 올 때면 그는 늘 나에게 미소지어주고, 모자란 사람 취급하지 않고 동등하게 이야기를 걸어왔다. 그는 절대 나를 무시하지 않았고, 늘 날 칭찬해줄 무언가를 찾아내곤 했다.
그래서, 그를 미워하냐고? 아니, 그렇진 않다. 다만 그의 재간이 미울 뿐이다.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셜록이 즉시 쳐다보게 되는
거의 대부분의 어이없는 순간에조차 셜록을 피식 웃게 만들 수 있는
셜록이 뭔가 하고 싶어질 때면 문자를 보내게 되는
셜록이 무언가에 한참 열받아 있을 때 그의 팔을 한번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풀어줄 수 있는
오직 한 사람이 바로 그라는 게, 난 견딜 수 없을 만큼 미운거다.
존의 잘못이 아니다. 전혀 그의 잘못은 아니다.
그는 셜록이 그에게 푹 빠져버리게 만들려 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렇게, 빠르게 되어버리긴 했지만.
왜냐면, 존이 셜록과 함께 같은 공간에 있을 때면, 존은 해, 다른 모두는 달인 것만 같다. 비교도 안될 만큼.
셜록이 고맙다는 인사 뿐만 아니라, 심지어 부탁한다는(please) 말까지도 훨씬 자주 하는 걸 보면, 예의란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나보다. 의심할 여지 없이, 존과의 생활 덕분이다. 사람들에게 미소도 짓고, 같은 공간에 머문지 5분이 지나기 전까지는 도노반에게 모욕도 하지 않는다. 그는 - 곧바로 흘려버릴지라도 -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여유를 갖기 시작했다.
좀더 사람다워지고 있는 거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셜록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다. 그는 그저 아닌거다.
*
홈즈씨는 우리 거처에 - 노숙자 조직(The homeless network)이라고 불렀다 - 내려올 때 한 남자와 동행하기 시작했다.
그 남자는 그보다 작았지만, 따뜻한 눈빛을 가진 사람이었다.
누가 그렇겠냐만은, 그는 홈즈씨만큼 영리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말할 때 배운 티가 풀풀 풍기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존이다.
홈즈씨는 말할 때 대사 틈틈이 끼워넣을 방법을 찾기라도 하듯이 그의 이름을 자주 부르곤 한다.
그러면 존은 홈즈씨를 신이라도 되는 양 바라보곤 한다.
한번은 존이 날 구해줬었다.
난 전 애인이 찌른 덕에 다리에 꽤나 심각한 상처를 입었었다. 존은 빠르게 다가와서, 자신의 옷을 붕대삼아 지혈해주었다.
그리고는 그와 홈즈씨가 사는 플랫으로 데려가, 바늘로 상처를 꿰매주고 내가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약을 주었다.
그는 내가 지나치게 무서워하지 않도록 내내 말을 걸어주었다.
난 그가 말하는 걸 유심히 들으면서도, 일종의 감탄어린 시선으로 존을 주시하는 홈즈씨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꽤나 이상했거든.
또 다른 언젠가는 내 친구 중 한 녀석에게 선뜻 코트를 건네는 존과, 그때 플랫에서처럼 존을 바라보는 홈즈씨를 보았다.
몇 주쯤 후, 홈즈씨와 존이 우리가 머물기로 한 터널로 뛰어 내려와, 내 친구 대니(Danny)에게로 달려들었었다.
존이 누구냐고 대니가 물었을 때, 홈즈씨는 말했다.
"그는 내 친구일세."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홈즈씨는 친구가 없으니까. 그에겐 그런 거 없다.
*
셜록 홈즈에게는 약점이 하나 있다.
그는 누구도 모르게 하려고 애쓰지만 너무나도 명백해서, 난 오히려 누구도 그들에게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는게 놀라울 지경이다.
선량하고 나이든 왓슨 선생은 셜록이 그러하듯, 셜록을 깊게 사랑하고 있는거다.
그 사실은 날 더없이 행복하게 한다.
왜냐면, 이제 셜록에게도 약점이 하나 생긴데다, 난 이길 방법까지 알고 있으니까.
난 그를 불태워버릴 방법을 알고 있다. 어떻게 그를 망가뜨릴 수 있을지까지도.
이 모든 것은 세상 누구보다 더 넓은 마음을 가진 그 의사 선생 덕분이다.
셜록은 그 의사 선생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그에게 관심이 없는 척 하는거다. 나같은 사람으로부터 그를 보호하려고.
셜록은 그를 보호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심지어, 형에게 존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얼마나 걱정되면 말이지. 어리석지 않은가?
셜록은 그날이 올 걸 알고 있으니까.
그가 깨어났을 때 존이 사라져버릴 그날. 아니면 일을 마치고도 존이 집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날.
그는 그 의사 선생 하나 지키겠다고 스스로를 기꺼이 위험에 처하게 할 거다.
물론 그러지는 않겠지만.
그는 셜록이니까. 아마, 셜록은 누구도 신경쓰지 않을테니까. 그는 그런거 안 한다.
*
셜록은 왓슨 선생을 아끼고 있다.
그들이 사건 중에 함께 웃으면서 들어오던 그 순간, 난 알 수 있었다.
셜록은 왓슨 선생을 걱정하고 있다.
존이 다시 절뚝거리면서 계단을 내려올 때의 그의 표정으로, 난 장담할 수 있다.
셜록은 그의 끔찍스러운 해골보다 왓슨 선생을 더 좋아한다.
붙박이 건조서랍 안에 그 해골을 다시 넣어두고 대신 존과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던 그 때, 난 알아차렸다.
셜록은 왓슨 선생을 그리워한다.
존이 주말동안 그의 누나를 만나러 가버렸을 때 그의 얼굴에 온통 묻어나는 그리움을, 난 볼 수 있다.
셜록은 왓슨 선생을 사랑하고 있다.
존이 방으로 걸어들어갈 때마다, 난 볼 수 있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하지만, 실은, 그는 그렇다.
+)
난 늘 주변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 글이 마음에 들었다. 그 둘을 보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이라서.
각 관점별로 느껴지는 셜록에 대한 의구심과 묻어나오는 미묘한 애정들도 좋고...
글쓴이가 배치한 댓구들도 인상적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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